유류난 한파…주유소 부정 공급 「루트」 끊겨|잇단 운휴 등 버스 운행에 마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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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유류난이 확대되면서 대중 교통 수단인 「버스」 운행에 부정 주유 「쇼크」가 등장했다. 지금까지 각종 「버스」는 상당수가 주유소 측이 비정상적으로 취급해온 유류를 공급받아 왔으나 유류 파동으로 비정상 「루트」에 의한 기름 공급이 중단되자 대 당 1일1백ℓ씩인 최소 필요량마저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곳곳에서 운행 중단 등 대중 교통의 마비 상태를 빚고 있다.
이 때문에 「러쉬아워」뿐만 아니라 서울 시내 곳곳의 정류장에서는 제대로 운행 못하는 차를 기다리는 수백명의 시민들이 몰려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서울시 유류 대책 본부는 시내 「버스」에 대해 최우선 유류 공급 원칙을 세우고 대당 1일 1백ℓ씩을 공급하도록 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대부분의 주유소는 유류 파동 이전에 「브로커」 등을 통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공급받던 기름을 공급받지 못해 사실상 대당 10∼20ℓ가 고작이고 많아야 70∼80ℓ정도 밖에 「버스」에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이 바람에 서울 용산구 N주유소에서 기름을 공급받아온 서울 여객은 27일 상오 9시20분 현재 양재동∼서울역간 (입석 78번·97번 노선)을 뛰는 보유 「버스」 48대 중 8대만이 간신히 운행하고 나머지 40대가 운휴 상태에 빠져 있다.
또 서대문구 H주유소 및 S주유소에서 기름 공급을 받아온 안성여객 (입석 49·51·551번 노선 89대)과 동해 운수 (입석 145번 노선 32대)·범양 여객 (입석 145번 노선 12대·좌석 40대) 등도 26일의 경우 대당 20ℓ밖에 공급받지 못해 한때 운휴 했다.
이같은 현상은 대리점 측이 주유소에 실세 배정량을 제때 공급하지 못하는데도 원인이었으나 대부분의 주유소들이 유류 파동 전까지 「메이커」측의 판매 경쟁에 힘입은 「브로커」 등을 통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많은 양의 기름을 싼값에 공급받는 대신 거래 지정 대리점에서 받아오던 기름 양을 줄였다가 유류 파동이 일면서 비공식 「루트」를 통한 기금의 공급원이 끊어졌기 때문에 빚어지고 있다. 시 대책 본부가 대당 1백ℓ씩을 공급하도록 하고 있는데도 주유소 측이 사실상 최저 20ℓ밖에 공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유류 파동 이전에 적어도 전체 취급량의 80%가량을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공급받아온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시 운수 당국과 「버스」조합 측은 지금까지 주유소들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공급받다가 끊어진 유량분에 대한 특별조치가 없는 한 시내「버스」의 운휴 사태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나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으며 다만 조합 측에서 기름 공급 「티키트」제 등을 시 대책 본부에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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