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유지 위한 고문 성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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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보다 많은 국가들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고문 행위를 자행하고 있으며 경찰이 맡아 오던 고문은 차차 군이 떠맡고 있다고 「앰네스티·인터내셔널」(국제 사면운동 위원회)이 26일 밝혔다.
전세계의 정치·사상범들에 대한 사면 운동을 펴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런던」에 본부를 둔 이 기구는 이날 2백34「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에서 세계적으로 고문 행위가 자행되고 있으며 한 국가의 고문 전문가는 전문가 훈련 및 고문 도구가 다른 국가에서 사용되도록 전달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육체적 고문 방법으로 구타·성적 학대·질식시키기·물 속에 처박기 및 안면 방해 등을 열거하고 정신적 고문 방법으로는 멀쩡한 사람을 정신 병동에 수용하거나 감각기관을 마비시키거나 시청각 기관 혼란시키기, 그리고 공포 분위기 조성 등을 들고 있다.
또 고문은 국민들의 성별·연령·건강 상태에 관계없이 정치권력을 확보하기 위하여 날로 많은 국가들에서 정부의 장려 아래 행해지고 있거나 아니면 정부의 무관심 아래 자행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고문을 행하는 나라로 60개국을 열거했는데 그 중 몇 개국의 예를 보면 다음과 같다.
▲「포르투갈」=이 나라는 한층 고도화된 고문 방법을 쓰고 있다. 요란한 전자 소음 고통을 견디려 애쓰는 신음 소리와 비명 소리 등을 녹음해서 듣게 한다.
▲소련=정치적·사상적 이단자에게 정신병자란 진단을 내려 환자로 하여금 스스로 정신병 치료를 위해서는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버리게끔 유도한다.
▲「아르헨티나」=「앰네스티·인터내셔널」이 입수한 문서에 의하면 지난 10년간 73종의 고문 방법이 사용되었으며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방법으로는 「아르헨티나」경찰이 고안해 냈다는 「파카나」(전기침으로 몸을 찌르는 것)·「전학」(뒤에서 몸을 비틀며 양 귀를 때려 일시적 또는 영구적인 귀머거리로 만드는 것)·「앵무새 횃대」(목을 매달아 더러운 물에 처박고 전기 충격을 가하는 것) 등이 있다.
▲「브라질」=이 나라에서는 고문 행위가 널리 퍼져 행정상 업무를 집행하는데도 쓰인다.
단시일간 체포 구류된 자들의 심문에서도 대부분 사용되고 있으며 심지어 신분증을 소지하지 않아 연행되어 온 사람들을 심문할 때에도 사용한다. 【AP=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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