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값 상승 속의 불황 만연 기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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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석유 파동은 「오일·인플레이션」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인플레」를 세계에 만연시킬 기세이다.
즉 석유 위기는 경제활동의 정체로 인한 초과수요와 원가 상승을 동시에 유발할 것이므로 제품가 상승 속의 불황이 다시 한번 세계를 휩쓸 가능성이 많다.
이러한 경기 전망 속의 불황을 반영, 미·「유럽」의 증권 시세가 경락 일로에 있는데 이는 장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때문이 아니라 이미 나타나고 있는 기업 수익의 저락 경향 때문이다.
「뉴요크」 증권거래소의 주가는 26일 「닉슨」 대통령이 연료 절약 긴급 대책을 발표한 뒤 폭락, 「다우·존즈」공업 평균 지수는 2년 내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런던」에서도 평균 주가가 2년반 이래의 최저선으로 떨어졌는데 특히 영국 석유(BP)「셸」등 석유 회사와 자동차 회사 주가 폭락했다.
이번 석유파동으로 조성된 「오일·인플레」는 명년도 세계 경기에 암영을 던지고 있는데 한고비를 넘긴 것 같았던 물가 급등 현상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아랍」산유국의 원유 공급 삭감으로 인한 「에너지」부족은 생산 활동을 제약, 가뜩이나 누적된 물자 부족을 더욱 심화해 성장율의 저하는 물론 초과수요 「인플레」를 가속시킬 전망이다.
원유가의 인상은 전산업에 폐쇄적인 「코스트·인플레」파급을 일으킬 것이며 물가 상승은 강력한 임금 인상 논쟁을 유발하여 불황 속에서 물가와 임금의 상승을 초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인 「스태그플레이션」(불황 속의 「인플레」)은 미·일뿐만 아니라 「아랍」산유국이 우호국으로서 원래의 충분한 공급을 보장한 영·불 등 EC국가에도 파급될 것이 명백하다. 석유 위기로 다시 고개를 든「인플레」를 수정하기 위해 각국은 불황·저축 증대·소득 정책 강화·재정 금융 긴축 등 강력한 반「인플레」정책을 쓸 움직임에 있어 앞으로 세계 무역 및 경기에 상당한 타격이 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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