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난, 생필품에 파급|본사 취재망을 통해본 전국의 부작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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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유류난은 일부 지방 산업의 조업 단축 또는 휴업, 급격히는 연탄 가수요로 인한 연탄 소매 값 인상 외에 석유 화학 계열 제품 값이 들먹이는 등으로 파급되고 있다. 어선이 유류난으로 발이 묶여 출어 중단 상태인데다가 수산물 가공 공장에 지장을 주고 있다. 대구·광주 등은 무연탄 공급이 모자라 저질탄이 나돌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일고 있는 유류 파동 부작용을 본사 전국 취재망을 통해 알아본다.

<어촌>
유류난이 그중 극심해 출항 중단·어물 수송난·수산물 사장 등의 소동이 빚어지고 있다.
목포항의 경우 목포 어협의 재고 경유 7백「드럼」까지 지난 23일에 바닥나 흑산도를 비롯, 서해로 나가야할 3백여척의 어선이 24일부터 부두에 매달렸으며, 부산의 원양 어선도 기름 값이 40%나 치솟아 조업 중단 위기.
수산물 수송비도 껑충 뛰어 목포∼서울간「트럭」당 4만원이 5만원으로 올랐고 군산∼서울간은 상자 당 40∼45원에 수송되던 것이 1백원을 주고도「트럭」을 구하기 힘들어 잡어·갈치 등 비교적 값싼 어종은 하루씩 묵히기가 예사.
또 속초의 수산물 가공 공장은 23일 가동이 중지돼 도루묵이 썩어나고 가격도 폭락하고 있다.

<농촌>
충북도내 15개 경지 정리 지구를 비롯, 충남·수원 등지의 경지 경리 사업이 「불도저」용 경유를 사지 못해 「올·스톱」 상태.
충남도내 9백여 도정 공장 또한 기름이 떨어져 쌀을 찧지 못하는 바람에 출하량이 격감되 고 있다.
전북의 동력 탈곡기도 마비 상태여서 같은 국면.
특히 서울대 농대 수도 육종 시험 포장 온실은 23일「벙커」C유가 바닥나 「보일러」를 끈 바람에 개량 시험중인 통일벼·통일찰벼 등이 얼어붙을 판이다.
이 온실 (1백20평)은 1년내내 평균 섭씨 26∼28도의 자온을 유지해야 되기 때문에 연탄 등 다른 연료로의 대체마저 불가능, 한숨만 쉬고 있다 (1일 소요량 2「드럼」).

<공장지대>
수출 업체까지도 조업을 중단하는 등 생산 중단 업체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9월15일부터 시운전, 지난달 말 가동이 시작된 국내 유일의 제초제 「닥콘」「메이커」 울산 한미 유기 화학은 불과 20여일 만에 「디젤」유 (1일 필요량 3천ℓ)가 떨어져 21일부터 가동을 중지했다.
이 공장은 국내 제초제 수요를 메우고 연간 1백90만「달러」어치의 수출 계획까지 세워 출범했다가 벽두부터 난관에 부딪친 것.
제주시내의 전분 공장도 62개소 중 벌써 18개소 (30%)가 문을 닫아 쌓인 고구마가 썩어 가고 있다.
연간 1백20만「달러」의 지류를 수출하고 있는 의정부 대한「펄프」는 26일까지의 기름뿐이어서 전 간부진이 기름을 찾아 나설 정도

<도시>
원탄 수송난에 생산된 연탄의 수송난까지 겹쳐 시민의 겨우살이가 더욱 추워져 가고 있다.
충주 시내 4개 연탄 공장 중 충주 연료를 제외한 3개 공장의 경우, 저탄량이 바닥나 생산을 중지, 이 지방에선 벌써부터 연탄 난리가 일고 있으며 광주 시내 각 연탄 공장도 저탄량이 1개월분 밖에 없어 큰 걱정.
특히 광주의 경우 연탄 수송 차량이 35% 정도 감회되는 바람에 시외 수송은 24일부터「올·스톱」됐다.
심지어 대구지방은 연탄난 속에 예상돼온 저질탄까지 나돌고 있다.
경북도 공업 시험 연구소에 의하면 대구·포항·경주·안동·김천 등 11개 시·군 26개 공장의 연탄을 수거, 품질을 조사한 결과 무게 미달 (4천g이 3천9백g 1건, 열량 미달 13건 (4천7백 「칼로리」가 4천4백∼4천6백「칼로리」)이나 댔다.
이밖에 충주 시내 5개 운수 회사 2백20여대의 「트럭」중 50여대가 유류난으로 발이 묶여 김장감 등의 수송이 제대로 안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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