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중앙은행 총재 절반을 가르친 남자, 옐런 파트너로 낙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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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미국 연방준비제도)에 드림팀이 떴다.”

 미국 투자금융회사인 모건스탠리의 빈센트 라인하르트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11일(현지시간) 한 말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Fed 부의장에 스탠리 피셔(70·사진) 전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를 지명한 데 대한 반응이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경제학 교수 출신인 피셔는 전 세계 중앙은행 총재의 절반을 가르쳤다는 평이 있을 정도로 국제 경제학계의 거두다. 현재 Fed 의장인 벤 버냉키도 그에게서 배웠고,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와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도 그의 제자였다. 아프리카 잠비아 태생으로 미국에 이민 와 시민권자가 됐으며, 이스라엘은 2005년 그를 삼고초려해 중앙은행 총재를 맡겼다. 덕분에 이스라엘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무난히 극복했다. 한국이 1997년 외환위기를 겪을 당시 국제통화기금(IMF) 수석부총재로 구제금융 정책에 관여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버냉키 후임으로 한때 Fed 의장 후보로도 거론됐던 그가 수락하지 않을 것으로 봐 백악관 측에선 접촉조차 하지 않았으나 재닛 옐런 차기 의장이 직접 피셔에게 간청해 허락을 받았다고 전했다. 올 6월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를 그만둔 뒤 미국외교협회(CFR) 연구원으로 있는 피셔는 성명에서 “상원 인준을 받는다면 옐런 의장 등과 함께 경제의 건강성을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 경제전문지인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전 세계 중앙은행 총재들의 멘토인 데다 위기 관리에 강한 피셔가 Fed 부의장에 지명됨에 따라 미 경제계가 들썩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여성인 라엘 브레이너드(52) 전 재무부 차관을 새로운 연준 이사로 지명했다.

워싱턴=박승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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