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면 통증 심해지는 척추협착증, 30분이면 흉터없이 치료 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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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원장이 비수술 치료법인 협착완화 풍선확장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현진 기자]

척추관협착증은 노인질환일까. 그렇지 않다. 직장인 이모(36)씨가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다리가 저려 오래 걷지를 못한다. 요즘 찬바람이 불면서부터 증상이 심해졌다. 골반 쪽으로 통증이 심해 계단을 내려가는 것이 두려울 정도다. 통증이 심하면 잠시 쪼그려앉아 증상을 가라앉히기도 했다. 병원을 찾은 이씨는 척추관협착증으로 진단받았다. 척추 관절의 일부가 자라 신경을 누르고 있었다. 과체중에다 잘못된 자세, 그리고 다리를 꼬는 습관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그는 수년 전부터 당뇨병을 앓아 수술이 힘든 상태다. 그는 의료진의 권유로 ‘협착완화 풍선확장술’을 받기로 했다.

척추관협착증 젊은층에서 늘어나

척추관협착증이 젊은층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관절이나 인대가 커지면서 주변 신경을 압박해서 발생한다. 과거에는 주로 고령자에게 주로 발생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20~30대에서도 많이 발생한다. 오랜 시간 앉아있는 직장인, 나쁜 자세로 컴퓨터·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학생에게서 발생한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30대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07년 1만8150명에서 2009년 2만2769명, 2011년에는 2만9531명에 달했다.

 문제는 젊은층 대부분이 이를 방치한다는 점이다. 척추관협착증 같은 질환을 노인만 걸리는 질환으로 생각해서다. 김영수병원 김도형 원장(비수술센터장)은 “컴퓨터 모니터를 볼 때 구부정하고 경직된 자세가 척추 긴장을 유발한다”고 말했다.

 통증은 몸을 앞으로 숙일 때 줄어든다. 계단을 오를 때보다 내려갈 때 다리가 저리고, 허리에 힘이 들어간다. 몸을 앞으로 숙이면 척추관 공간이 넓어지면서 신경에 가해지는 압력이 줄기 때문이다.

기온이 떨어지면 증상 더 심해져

척추관협착증은 척추를 따뜻하게 하면 증상이 완화된다. 추간판탈출증과 구분된다. 따라서 척추관협착증은 겨울에 악화한다. 평소 가끔 저리던 다리가 겨울철이면 걷기 힘들 정도로 심해진다. 척추 부위의 근육과 혈관·인대가 수축해 신경을 누르기 때문이다. 결국 근육과 인대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긴다. 김 원장은 “척추관협착증과 디스크는 증상이 비슷해 자가진단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겨울철엔 허리 부위를 따뜻하게 해준다. 외출을 할 때는 보온에 신경을 쓴다. 추위로 경직된 허리에 충격이 생기면 평소보다 더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스트레칭은 척추관협착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양손으로 수건을 잡고 뒤로 넘긴다. 또는 뒤로 깍지를 낀 채 팔꿈치를 쭉 핀다. 이런 동작을 3~4시간에 한 번씩 반복한다. 평소 생활습관도 중요하다. 적절한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협착완화 풍선확장술’로 통증 완화

척추관협착증은 비수술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 협착완화 풍선확장술·경막외 신경성형술·고주파열치료술이 대표적인 시술이다. 이런 치료법은 뼈를 깎거나 파괴하지 않는다. 시술 후 회복이 빠르고 흉터가 남지 않는다. 시술 시간도 30분 내외로 짧다. 시술 당일 퇴원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협착완화 풍선확장술은 국소마취 후 좁아진 척추관 및 척추공 부위를 넓히는 방법이다. 환부를 넓히기 위해 카테터가 사용된다. 카테터의 지름은 2.3㎜로 끝에 풍선(실리콘)이 달렸다. 풍선이 환부에서 커지면서 좁아진 부분이 넓어진다. 또 환부에 약물을 효과적으로 주입해 통증을 완화한다.

 국소마취를 하므로 고혈압·심장질환·당뇨병 환자는 물론 노년층이나 수술에 부담을 느끼는 환자도 안전하게 수술을 받을 수 있다. 수술 전 약물·주사·물리치료 같은 기본치료를 먼저 받는 것이 좋다. 또 비수술 방법으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글=한석영 기자
사진=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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