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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양어선, 어부 4명「니카라과」에 강제 하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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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여수=조원환 기자】멀리 중미「니카라과」까지 새우잡이 갔던 한국어부 4명이 회사측의 강제하선조치로 40여일째 오도가도 못할 딱한 처지에 놓여있는 사실이 가족들에게 보내온 편지로 밝혀졌다. 9일 전남 고흥군 봉래면 사양리 산296 김언님씨(55·여)는『원양어선을 타서 떼돈을 벌어오겠다는 아들이 배에서 강제 하선 당해「니카라과」의「콘아일란드」항에 발이 묶인 채 돈이 떨어져 귀국하지도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김씨에 의하면 아들 박주필씨(38)가 선원 윤영길씨(38·전남 여천군 돌산면 죽포리 1701의1), 김인곤씨(27·경남 남해군 창선면 당저리 478), 최동봉씨(23·전남 무안군)등 25명과 함께 진성상운 주식회사(서울 중구 회현동3가 11의3·대표 이헌·42)소속 원양어선 남미 근해 새우잡이배 진성1호를 타겠다고 지난6월2일 비행기로 김포공항을 출국, 6월5일 어장에 가까운「니카라과」의「콘아일란드」에 도착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박씨가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에 따르면 회사측은 현지도착 2∼3일 후면 본격적으로 배를 탈 수 있다고 했으나 약속과는 달랐다는 것이다.
회사측에서 이미 인수해놓고 선원들을 기다리고 있다는 평균 1백t급의「티크·B」,「밀케스·S」,「티닌·M」,「래디·펄」등 어선들은 거의 2∼3개월씩 수리를 해야돼 조업이 불능했고 선원들이 도착할 때까지 다른 회사로부터 인수가 돼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한국선원들은 승선이 불가능, 현지도착 3개월반이 훨씬 지난 9월20일까지 새우잡이를 나가지 못했다고 편지로 알려왔다.
이 기간에 선원들은 회사측에서「가족불」(가족에게 주는 봉급액)도 지급치 않았다고 주장했다.
회사측과 취업기간 2년3개월로 계약한 선원들은 초조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으나 진성호 관계자들은 확실한 승선날짜를 정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선원들은「가족불」이라도 매달 보내줄 것, 부식비는 현금으로 지급할 것 등을 회사측에 요구했으나 결국 진성상운의「니카라과」기지장 임태강씨는 선원 박주필·윤영길·김인곤·최동봉씨 등 4명을 부식비 현지지급 요구·「가족불」현지지급 요구 등으로 조업을 거부, 계약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강제하선 시켰다는 것이다.
하선 당한 선원들은 이때부터 지금까지「콘아일란드」의 여인숙에서 지내며 돈이 떨어졌으나 회사측은 돌보지 않고 있어 가족들이 보낸 돈으로 지내며 항공비가 없어 오도가도 못하고 있다고 알려왔다.
이에 대해 이 선원들을 소개했던 선장 박상수씨는 지난 10월10일 귀국했는데『선원 4명이 지난 9월29일 강제 하선 당한 것은 사실이다.
나는 9월18일 하선했기 때문에 자세한 뒷 이야기는 모르겠다. 원양어선에 나간 선원들이 강제 하선 당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할 뿐 입을 다물었다.
▲진성상운 측의 말=선원 4명이 강제 하선 당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뒤 문제가 잘 해결되어 선원들이 지난 10월20일쯤 다시 승선한 것으로 알고 있다.
더 자세한 것을 현재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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