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의 석유 자원-풍부한 매장량…그 개발의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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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아랍」제국의 석유 무기화에 따른 석유「쇼크」로 전 세계가 심하게 동요하고 있는 중에 비교적 초연한 자세를 취할 수 있는 몇 나라 중의 하나가 바로 중공이다.
이는 중공의 석유가 풍부하고 비축 분이 많아서가 아니라 아직 석유 의존도가 낮은 자족 체제이기 때문이다. 사실 다른 선진대국과 비교해볼 때 중공의 석유 소비량은 놀라울 정도로 낮다.

<석탄 의존도 80% 차지>
현재 중공의 「에네르기」 수요량은 석탄 환산으로 연3억t 정도인데 이중 석탄이 80% 수력전기가 5%를 점하고 석유는 약 1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까지 중공은 자본 집약적인 석유보다 대량의 노동력으로 쉽게 캘 수 있는 석탄에 주로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산업구조 자체가 아직 노동 집약적인 후진 체제라고 볼 수 있다. 중공은 경제정책 기조가 자족 체제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석유의 소비증가를 정책적으로 누르고 있는 것 같다.
중공의 연간 석유 소비량은 약2천5백만t (72년)으로 추계되고 있다. 이중 「가솔린」은 전체의 18.5%에 불과하고 선박 및 발전용의 연료유가 40.0%, 「디젤」유가 19.5%, 윤활유가 12.0%, 기타유가 10.0%씩이다.
중공이 석유소비를 억제하고 있는 것은 국내에 부존되어 있는 풍부한 석유자원을 대량 채굴할 수 있는 자본적 기술적 능력부족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중공의 석유 매장량은 매우 풍부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현재 확인된 것만 해도 석유 90억t, 유부암 3천6백억t으로서 세계 최대의 석유 수입 국인 일본이 1백년을 쓸 수 있는 양이라 한다. 그러나 현재는 자본·기술의 난점 때문에 연간 3천만t 밖에 원유를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원유 연3천만t 캐내>
중공의 석유 자원은 6대 유전과 2대 유부암으로 구성되는데 6대 유전은 대경·옥문·승리·천중·구라마이·샤이담 등으로서 이중 대경 유전 원유는 천진으로 육송되어 다시 일본에 수출된다. 유부암은 석유를 10%가량 함유하고 있는 모래로서 서방측에선 원가고 때문에 채굴하지 않으나 중공에선 계속 채굴하고 있다. 현재 중공의 2대 유부암상엔 3천6백억t 의 유부암이 매장돼 있으므로 이의 10%인 3백60억t의 석유자원이 있는 것으로 환산되고 있다.
중공이 석유자원을 풍부히 갖고 있어도 연간 3천만t 정도밖에 원유를 못 캐는 것은 유전 설비의 부족, 기술의 미비에다 수송력 부족이 겹쳤기 때문이다. 특히 중공은 영토가 넓기 때문에 채굴된 원유를 운반할 방대한 수송망 및 「파이프·라인」을 구비해야한다. 그러나 현 중공의 기술 및 자금력으로는 수송망 완비가 사실상 불가능한 형편이다. 때문에 중공은 석유개발을 위해 일본 및 미국과의 경제적 기술적 협력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는 국방문제와도 직결되는 것이기 때문에 소련과 가장 긴 국경을 접하고 있는 중공으로선 일본의 소련 「튜메니」 유전개발 참여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은 당연할지 모른다.
일본으로 하여금 소련보다 중공 석유개발에 참여토록 하자는 것이 중공의 정책 방향인 것 같다.
중공은 이제까지 석유소비를 억제하는 정책을 써왔지만 이것이 개발 계획의 추진과 더불어 한계에 부닥치고 있다.

<석유 소비억제 정책 써>
즉 농업 기계화는 「트랙터」·양수「펌프」 등에 필요한 석유의 추가 수요를 일으키며 자동차·항공기·선박 등 수송 수단의 확대도 더 많은 석유를 필요로 한다.
또 석유화학 「플랜트」의 개발, 소기업 및 가정용 연료의 유류 대체 등도 석유 소비를 자극하고 있다.
현재 중공은 석유 부족 때문에 생산 설비를 「풀」가동 못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약 중공이 보유하는 생산 설비를 「풀」가동한다면 현재의 석유 생산량 2천5백만t을 약60% 정도 증산해야 할 것으로 추계되고 있다.

<대일 수출, 정책적인 것>
이런 점에서 중공이 원유를 일본에 수출하는 것은 수출 여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정치적 효과를 노린 정책 수출로 해석되고 있다.
어떻든 앞으로 중공은 석유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지만 생산을 급격히 늘리기 위해선 중공이 그동안 그토록 비난해온 국제 석유 자본의 기술과 자본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어서 중공이 석유 억제책을 풀 수 있을지는 지극히 의문스럽다.
중공이 석유의 우선 순위를 농업·기계·광산·치금·전력·운수 다음에 두고 있고 또 『자본주의 국의 자원 약탈을 불허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는 점이 바로 중공 석유의 정책적 위치를 정확히 말해주는 것이라 하겠다. <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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