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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8)-외곡 도입과 고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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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금년 추곡은 우리 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대풍인 것 같다. 퍽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통계를 보면 참으로 어렵고도 두려운 일이 많이 보인다. 지난 10년 동안 우리 나라 인구는 해마다 3%내지 1·8%가 증가한데 비해 양곡도입량은 매년 50%썩 늘어난 셈이어서, 61년에 60만t이었던 것이 71년에는 무려 2백96만t으로 늘어났으며 금년도에는 3백42만t수입 계획에 9월말 현재 이미 2백96만t을 수입 완료했다고 한다.
총 수입액의 10%를 점하는 양곡은 최근 국제적으로 가격이 올라서 금년에는 우리 총수입의 약15%를 차지하게 될 것 같다. 이것은 우리의 수출 총 가득외화(수출용 원자재 수입을 제한)의 30%이상을 충당해야 한다는 계산이 되니 점증하는 원유도입 (약2억「달러」)과 함께 국제수지를 위협하는 큰 요인이 아닐 수 없다.
주곡은 물론 사료원료까지 오르고 있으니 그 동안 활기를 띠어 온 축산사업도 비명을 올리고 있어 가축의 방매도 잦아진다니 야단이다.
6·25 때까지만 하더라도 막대한 양의 쌀을 일본으로 수출했는데 요즈음은 2, 3년 묵은 쌀까지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는 형편이니 양곡의 자급자족은 과연 실현할 수 없는 일일 것인지? 우리 나라 농가인구는 아직도 전 인구의 반에 가까운 1천5백만이고 호당 경지면적은 71년에 9·23단보(0·235에이커)에 불과하며 총 경지면적은 2백29만 정보로서 과거 10년 동안 매년1·2%씩 밖에 늘지 않았다.
생산면에서 경지면적의 확충이 곤란하다면 단위면적당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종자개량·수리관개시설 확충·시비량 증가·지도 계몽사업의 강화 등 많은 일을 더욱 철저하게 밀고 나가야 할 것 같다. 그러나 현 단계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고미가 정책의 실시로 농민에게 강한 생산의욕을 주어 증산에 박차를 가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은 결과적으로 비싼 쌀의 소비절약을 가져올 수 있고 보리·감자 등의 대체식을 자연 권장하게 될 것이다. 또한 농민들에게 살포된 구매력은 내수산업을 크게 자극해서 농공병진·농촌과 도시균형발전의 숙원은 달성하는 첩경이기도 하다. 우리가 피땀 흘려 벌어들여 귀한 외화는 생산시설 기재나 국내 생산이 불가능한 원유나 원모 같은 물자수익에만 사용해야 할 것이다. 【김종대<대한상의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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