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우주에서 얼마나 견딜 수 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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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지구를 8백59회나 돌아 59일이라는 최장기항공기록을 세운 「스카이·랩」2진의 주목표는 인간이 우주여행에 얼마나 잘 견디고 활동할 수 있는가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최근 발표한 몇 가지 사진자료와 우주인이 지구에 귀환한 후의 생활모습을 살펴본다.
사진자료 중에는 눈에 덮인 화산의 분화구, 「허리케인」「엘렌」호, 「멕시코」섬 부근 하늘에서 전개된 공중「쇼」, 소용돌이 구름의 형성모습 등 생생한 지질학적 현상을 엿볼 수 있다.
특히 토목공학의 기적이라고 알려진 「이집트」「나일」강 상류의 「아스완·댐」이 3천8백40㎢의 「나일」강 삼각주를 완전히 박토로 만들어 생태학적으로는 천재라고 할 수밖에 없음을 밝혀냈다.
또 자외선과 적외선 사진은 미국「네바다」주에 사상 최대의 동광을 찾아내 이미 시추에 착수하는 등 인류 복지에 기여하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2진 우주인의 귀환 후 신체「컨디션」은 1진보다 빨리 회복되어 귀환 1주일 후에는 「휴스턴」우주본부에서 정상근무를 할 정도였다. 이에 대해 NASA의료진은 좀더 세심했던 사전조치 때문인 것으로 풀이한다.
우주인과 같이 탑승했던 거미·잉어 등은 지구에 돌아오자 곧 죽었는데 잉어는 무중력 하에서 부화된 첫 생물이다. 거미「애러벨러」는 무중력 상태에서 훌륭한 거미집을 지어 보이는 기술을 터득하긴 했으나 지구귀환 후 굶어죽은 것으로 보인다.
우주인들이 지구 중력에 재 적응하는데는 문제점이 없지도 않아 「루즈머」는 「로션」병을 놓아 깨뜨리는 실수를 범했는데 무중력상태에서는 물체가 공중에 둥둥 뜨는 것만 알고 지구에 돌아온 사실을 깜박 잊었기 때문이다. 「개리어트」는 집에 돌아온 첫날밤에 2층으로 잠자러 가려고 불을 끄자 몸의 균형을 못 잡고 아내가 불을 켜야 비로소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한다. 「개리어트」는 목표로 삼을 물체를 보지 않고는 몸의 균형을 못 잡았다는 것.
우주인들이 이번 우주여행에서 받은 의학적인 장해는 근육의 힘이 20%나 감소되고 적혈구 생산량도 12%나 감소되어 몸이 솜처럼 피곤하다는 것. 「우주빈혈」이라고 부르는 이 증세는 「제미니」비행 때부터 알려졌으나 아직까지 그 원인과 해결책이 밝혀지지 않은 실정으로 장기 우주여행을 위해 의료진들이 해결해야할 난제로 남아있다. <이운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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