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창작세계 자극하는 아침의 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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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소설『25시』의 저자「버질·게오르규」가 『25시 이후의 세계 그리고 한국』이란 제목의 글을 최근 나온『문학사상』지 11월 호에 기고했다.
조국「루마니아」를 떠나「파리」에서 「그리스」정교회 신부로 망명생활을 하고 있는 가운데 작품도 쓰고있는 「게오르규」는 이 글에서 그의 인생관·문학관과 더불어 한국에 대한 관심을 밝히고 있다. 다음은 「게오르규」가 한국에 관해서 이야기한 부문.
『나는 한국에 한번도 가본 적이 없고 그 문화를 깊이 연구해본 적도 없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내 창작세계에 이상한 영감과 자극을 주는 나라입니다. 불어로 번역된 강용흘씨의 소설 「고요한 아침의 나라」를 읽기 전부터 나에게 있어 한국은 아침을 생각하게 하는 나라였습니다. 아름다운 장미 빛 햇살이 맨 처음으로 이 지상에 와 닿는 그 고요한 아침의 땅, 그러나 그 아침에는 언제나 어두운 밤의 상처가 있습니다.
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수난의 밤만이 그 고요한 아침을 창조해 낼 수 있는 것입니다. 내가 지금 알고 있는 것은 수난 속에서 살아온 한국인이며 그러면서도 입가에는 고통이 아니라 고요한 웃음이 괴어있는 한국인입니다.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는 바다의 모진 파도, 외세의 그 거친 파도는 하나의 물거품을 일게 했지만 거기에서 「아프로디테」여신이 탄생하는 그 기적을 언제고 나는 한국의 「이미지」로서 간직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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