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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식생활의 영양학적연구』논문으로 이학박사 학위 받은-이기열 여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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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국식생활의 영양학적연구』로 지난 17일 연세대에서 이학 박사학위를 받은 이기열 교수(연세대영양학과장)는 『대해에서 모래 줍듯』이라는 「뉴톤」의 말로 자신의 연구를 설명해준다.
『시작도, 끝도 없는 연구의 계속이라고 밖에는 표현할 수가 없어요. 「상용음식영양소의 생리적 의의」란 부제를 단 이번 논문은 지난 15년 동안의 연구를 한데 모아본 것인데 그야말로 바닷가에서 주운 몇개 모래알에 지나지 않아요.』 우리식생활의 과학성·비 과학성을 구명하고자 했던 이 교수는 우리의 식생활 「패턴」이 갖는 가장 큰 문제로 ⓛ쌀을 과잉 섭취함으로써 일어나는 다른 필수영양소의 부족으로 인한 대사장해와 기능장해 ②필수 「아미노」 산의 불균형 ③소금·고춧가루의 과잉 섭취 등을 들고있다.
그는 이 논문에서 한국인의 대표적 상용식인 소금·고추 및 김치를 영양학적으로 고찰하고 새로운 식생활 창조를 위해 단백질 강화와 단백질 급원 개발에 따른 실험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고춧가루는 「비타민」A와 카로틴을 공급할 뿐 아니라 우리에게 부족하기 쉬운 「칼슘」의 소화를 촉진하므로 영양학적으로 장점이 큰 식품이에요. 그러나 흰쥐에 대한 실험결과 고추는 흡수된 음식물의 체내 유용성을 낮게 해 성장률을 나쁘게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특히 식이 량의 2·5%를 고추로 했을 때가 가장 나빴는데 하루 빨리 고추의 적정 섭취 양을 구명, 과식의 피해를 막으면서 영양학적 장점을 살려가야 할 거예요.』
이 교수는 산적해있는 연구과제들을 계속 정리, 10년, 20년이 걸리더라도 『한국 식생활 영양과학이론』을 완성시키겠다고 다짐한다.
1, 2, 3집으로 정리될 『영양과학이론』에서 이번 학위논문은 그 1집에 해당된다. 벌써 이루어졌어야 할 우리 식생활에 대한 이러한 연구는 현재 막막할 정도지만 선배와 동료, 또 제자들이 여기저기서 소리 없이 연구에 몰두하고 있으므로 『마음 든든하다』 이 교수는 말한다.
『논문의 제2강에서는 새로운 단백질의 급원 개발을 위해 26종의 열매와 잎을 시료로 분석해봤어요. 이러한·야생식물에서는 다량의 아미노산이 검출되었는데 과실뿐 아니라 잎사귀까지도 식용한다면 더 많은 단백질 급원을 확보할 수 있을 거예요. 예를 들면 깨·오이. 참기름·명아주 등의 잎을 먹도록 하는 거지요.』
일본여자대학을 졸업한 후 52년에 도미, 「조지아」대학과 「코넬」대학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하고 58년 귀국했던 이 교수는 연세대의대와 가정대학에서 지난 15년 동안 강의해왔다.
『과학은 늘 새로워야 하므로 어느 단계에선 연구결과들을 정리하고 넘어가야겠다는 생각에서 새삼스럽지만 이번 학위논문을 제출하게 되었었다』고 이 교수는 말한다. <장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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