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한 대구상의 원동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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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금년도 고교야구의 3관 왕으로 군림한 대구상고의 결실은 결코 승운에서 이뤄진 행운만은 아니었다.
대구상고는 오랜 전통 가운데서도 최근 수년동안 경북고의 명성에 눌려 고전해 왔다.
이러다가 재기의 기풍을 만든 것이 국가대표선수였던 동문 강태정 감독을 맞아들이고 나서이다.
강 감독은 젊은 패기와 실기를 뒷받침한 이론으로 선수들의 나태성과 정신력을 극복, 그의 야구를 주입시키는데 성공한 것이다.
그의 훈련방법은 국내지도자들이 모두 놀랐을 정도로 철저한 규율과 강 훈련이었다. 강 감독은 무엇보다「베이스·러닝」의 강점을 강조한다.
단타로 2루까지, 2루 타로 3루까지 뛸 수 있는 능력을 키우라는 것.
이것이 금년도 고교야구에서 대구상고가 낳은 기동성이라는 것이다.
또한 강 감독은 끈질긴 승부근성, 이것은 완벽한 규율과 강 훈련 없이는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이다.
대구상고「나인」들의 움직임은 이러한「트레이닝」에서 얻어진 자신감에 넘쳐 있다.
더구나 결승전에서 강 감독이 보여준 투수 김한근을 2루 수로, 유격수와 2루 수를 자유로 바꾸는 등 이른바 선수전원이「올·라운드·플레이어」야 한다는 강점은 전력의 무한성을 입증하고 있다.
몇몇「스타」중심보다는「나인」전원이 하는 야구를 만들어 낸 것이다.
그런데다 선수들도 호흡을 맞춰 개인상 3관 왕이 된 좌타자 장효조를 비롯해 이승후·신춘식·신승식 등 이 강타자로 성장,「찬스」를 물고 늘어지곤 했다.
더구나 석주옥 만의 외로운 마운드는 김한근의 변화구, 박기수의 무게 있는「드롭」이 보강을 이루었고 유기봉·권용득이 지키는「홈·플레이트」는 투지로 뭉쳐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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