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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주부 48명 검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서울지검 수사과와 서울 동대문경찰서의 합동 단속반은 21일하오 동대문구 신설동137 김옥녀씨(37) 집을 급습, 하루 판돈 1백만원까지의 도리짓고땡이를 벌여온 부녀자 46명과 이들의 물주 노릇을 한 남자2명 등 모두48명을 검거, 집주인 김씨 등 21명을 도박장개장 및 도박혐의로 형사입건하고. 안희선씨(38·여·서울 성동구 금호동3가397)등 21명을 즉심에 넘기고 이봉선씨(42·여·서울 영등포구 신길동113) 등 6명을 훈방했으며 현금50만6천6백원과 시계20개, 반지5개, 목걸이2개, 화투20목 등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단속반에 따르면 대부분이 가정주부들인 이들은 지난달 20일부터 친목계를 핑계로 도박「브로커」정규순씨(50·여·동대문구 창신동453)의 소개로 여씨 집에 모여 낮12시부터 하오8시까지 도리짓고땡이·육백·섰다 등을 해왔는데 가끔 밤샘을 하기도 했다는 것.
이들은 일단 여씨 집에 들어서면 이름이 새겨지고 주머니가 달린 1개 8백원짜리「유니폼」바지를 사 입고 김씨로부터 현금과 딱지(1백원·5백·1천·5천원권)를 교환한 후 6∼7명이 1조씩 7조로 나뉘어「그룹」별로 노름을 했는데 현금이 떨어지면 매물을 맡기거나 심지어는 60만원짜리 땅 문서를 맡기고 딱지를 사기도 했다는 것이다.
주인 김씨는 이들로부터 자리대로 한 조당 2∼3천원씩을 받아 하루 2만여원의 수입을 올렸다.
부녀자들은 노름판에서 각자 신분을 속이기 위해「짱구 엄마」,「돼지엄마」,「세리」,「은행마담」등 별명을 썼으며 도박장인 김씨 집은「회사」, 도박장에 가는 것을「현장에 간다」고 표현했다.
이 노름판의 최 고령자는 유영숙씨(67·여·동대문구 휘경동178의8) 이며 최 연소자는 채원희 양(26)인데 이들은 방가운데 함석대 약2개를 놓고 남녀혼용의 변기로 삼았으며 김밥장사를 불러 들여 밤새 김밥을 먹어가며 놀음했다는 것이다.
한편 경찰에 잡혀온 판들은『제발 남편과 자식에게는 알리지 말아달라』며 애원하기도 했고『내 남편이 누군 줄 아느냐』며 오히려 경찰관에게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단속반은 이들의 주거지가 도봉구 영등포구 등 서울 전역에 걸쳐 있는 점을 중시, 시내 곳곳에 비슷한 도박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일제 수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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