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여류심리학자 「헬렌·도이치」의 자서전-『자신과의 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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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프로이트」에게서 영향을 받아 심리학을 공부한 여성들 중의 하나인 「폴란드」출생의 「헬렌·도이치」박사(83)가 최근 자서전을 펴냈다(「뉴욕」의 「노턴·컴퍼니」출판사 발행·2백17면) .
「헬렌·도이치」박사는 여성들의 심리를 다룬 고전으로 꼽히고 있는 『여성의 심리학』의 저자로 널리 알려져 왔다. 이 『여성의 심리학』은 오늘날에 와서는 수정해야 할 부분이 상당히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지만 그 동안 많은 작가·여성운동가들에게 이론적 뒷받침을 해 주었었다. 1949년 「프랑스」의 작가 「시몬·드·보봐르」가 『제2의 성』을 집필할 때 이론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도이치」박사의 책을 이용했다는 것은 그 중의 한 예이다.
1920년대에 『「비엔나」훈련연구소』의 소장으로, 1934년 이후에는 미국으로 건너와 「보스턴」에서 가장 유능한 정신분석의로 일해온 그는 「폴란드」의 명문인 「로젠바흐」가에서 자라났다.
소녀시절 야망에 찼던 그는 17세 되던 해 「비엔나」로 옮겨 그 당시 3분의 1이상의 여학생이 전공했던 의학을 「비엔나」대에서 공부하기 시작했다.
20세 되던 해까지 당시의 「유럽」을 지배했던 「마르크스」에 빠져 「부르좌」사회에 대항하기 위해 각종 사회주의자회의·혁명운동 등에 참가했었다.
그러나 스승 「프로이트」를 만나게 됨에 따라 완전히 지적인 연구에만 몰두하게 된다.
이 시기를 전후해 역시 정신분석학자인 「펠릭스·도이치」를 만나 결혼했다.
이번 자서전은 19세기의 두 인물 「프로이트」와 「마르크스」의 산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지만 그보다도 지적으로 성공한 여성의 심층을 파헤쳤다는 점이 주목을 끈다고 지적되고 있다.
성공하겠다는 의지가 그 여성자신에 의해 결정되었다 할지라도 대부분 성공한 여성들의 심층을 파 헤쳐보면 어린 시절에 그 여성을 둘러쌌던 남성들의 기대와 성공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도이치」박사의 경우에는 자서전에서 나타난 사실로 미루어 볼 때 아버지의 특별한 기대가 그의 성공에 관계했었던 듯하다. <미「뉴요크·타임스·북·리뷰」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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