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타임스스퀘어 광고판 인기 … 뉴요커들 줄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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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현대자동차 광고판 앞에서 행인들이 차량에 탑승한 것처럼 합성한 사진을 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

지난 7월 미국 뉴욕의 심장부인 타임스스퀘어에서 작은 소동이 벌어졌다. 현지인과 관광객들이 한 기업의 광고판 앞으로 몰려드는 바람에 질서 유지를 위해 경찰이 출동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그 광고판은 바로 현대자동차의 쌍방향 옥외 광고판이었다.

 옥외 광고는 기업의 위상과 이미지를 대중에게 직접적으로 전파하는 대표적 홍보 도구다. 이 때문에 뉴욕 타임스스퀘어나 런던 피카딜리 광장, 홍콩섬 등은 세계 유수 기업들의 거대한 광고판들로 도배된 지 오래다. 최근 들어서는 옥외 광고들도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타임스스퀘어에 설치한 현대차의 쌍방향 광고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타임스스퀘어에 2개의 대형 스크린을 위·아래로 설치했고 카메라도 함께 장착했다. 카메라는 현장의 사람들을 실시간으로 찍어 위쪽 스크린에 투사했다. 위쪽에 등장한 얼굴들은 가수 싸이의 얼굴이나 현대차의 제품들 속에 탑승한 모습 등으로 합성돼 아래쪽 스크린에 담겨져 나온다. 무심코 광고판을 지켜보던 행인들을 박장대소하게 만드는 것이다.

‘현대 브릴리언트 이미지쇼’ ‘현대 브릴리언트 무비’라는 이름이 붙은 이 광고는 너무 인기가 많아 문제가 됐다. 행인들이 광고판에 얼굴이 잘 나올 수 있는 가운데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몰려들면서 안전사고의 가능성까지 제기된 것이다. 이 때문에 타임스스퀘어 관리 요원들과 경찰이 출동해 바리케이드를 치고 사람들을 줄 세우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화제를 모으고 시선을 끄는 것이 광고의 목적이라면 이 광고는 100점 만점짜리였던 셈이다. 현대차는 2011년에도 이곳에 휴대전화로 대형 스크린 속 벨로스터를 조종할 수 있는 쌍방향 옥외 광고를 해 주목을 받았었다.

 팬택은 아이디어 하나로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쏠쏠한 효과를 올렸다. 지하철 역 내부 길바닥에 ‘위를 쳐다보지 마시오’라는 문구를 붙여넣고 천장에 소형 TV스크린을 설치한 것이다. 길 가던 행인이 무심코 위를 쳐다본 뒤 팬택 광고임을 확인하고는 웃음을 짓게 되는 시스템이다.

삼성전자는 이탈리아 밀라노의 상징인 두오모 외벽을 광고판으로 활용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공사 중에는 외벽을 대형 휘장으로 가리는데 그 휘장을 사진과 동영상이 나오는 스크린으로 이용한 것이다. LG전자도 이탈리아 로마의 스페인 광장에 대형 옥외 광고판을 설치해 눈길을 끌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존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한계에 봉착했다”며 “타임스스퀘어 광고는 소비자와 소통을 하겠다는 현대차의 진심이 현지 소비자들의 요구와 잘 맞아떨어진 아주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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