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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신종 돈벌이|독신자 산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미국에서는 요즘 「독신자 산업」이라는 신종 돈벌이가 크게 번성중이다. 홀몸 산업이란 과부·홀아비·처녀·총각 등 「홀몸」 (독신) 들을 상대로 한 장사라는 뜻.
『사기 그릇 만지 듯』 조심해도 반드시 사고가 나기 마련이라는 이들 독신들에게 갖가지의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 장사의 주요 내용이고 보면 「산업」의 의미도 알조. 하지만 미국에서도 이만한 규모의 고객은 거의 없다는게 장사꾼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우선 숫자로만 따져봐도 총 인구의 4분의1에 가까운 4천8백만명이 독신이다. 물론 여기에는 18세 이하의 『젖내 나는 처녀·총각』 들은 계산되지 않았다.
말하자면 어른 4명 중에는 반드시 독신이 1명씩 끼여 있다는 얘기가 된다.
전문가들의 어림에 의하면 이들이 1년에 쓰는 돈은 줄잡아도 4백억 달러 이상.
이처럼 큰돈이 우왕좌왕하고 있으니 세계를 주름잡은 미국 장사꾼들이 좌시 할 리가 만무. 이들은 독신들이 진짜 원하는게 무엇인가를 알아내서 제꺽제꺽 만들어 바친다.」
4천 8백만 독신들이 공동으로 안고있는 고민은 물론 섹스 문제. 20세에서 34세까지의 혈기 왕성한 측이 1천2백70만이나 되고 그중 1백30만 명은 결혼의 유경험자이으로 「섹스」야말로 이들의 돈을 빨아들일 수 있는 제일 쉬운 방법이다.
따라서 독신자 아파트, 독신자 클럽, 독신자 단체 여행, 독신자 전용 호텔 등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이것이 산업의 중핵을 이루는 것은 당연한 결과.
도대체 로스앤젤레스에서 뉴욕에 이르기까지 독신 클럽과 이들의 전용 아파트가 없는 곳이 없다. 그리고 이러한 클럽과 아파트는 그대로 이들의 「섹스」 고민 해결의 이기로 활용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와 같은 독신자 천국의 실현이 빚어내는 갖가지 부작용에 있다.
독신으로 살아도 아무런 불편이 없다고 할 경우 그것은 바로 종래의 도덕과 가치관이 밑뿌리에서부터 흔들린다는 의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한 홀몸으로 살아가기를 원하는 사람이 현재의 속도대로 늘어난다면 전통 사회의 최소 구성 단위였던 가정은 종래의 기능과 의미를 잃어버릴 위험성 마저 없지 않은 것이다.
예컨대 독신자 클럽에서의 난잡한 게임에 익숙해 있던 사람이 결혼을 했을 때 그의 행동 윤리가 「전통적인 가정 윤리」와 조화 될 수 있을지는 극히 의심스럽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미국 사회에서는 이와 같은「신 윤리」를 체험했던 젊은 부부들의 새로운 가정 생활 방식이 곳곳에 눈에 띤다.
소위 개방 결혼이라고 불리는 이 새로운 방식은 원시 시대의 군거 이혼과 거의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독신자들의 증가와 이들이 보급한 반 도덕이 빠른 시일 안에 시정되지 않는다면 미국 사회는 실로 엄청난 문화의 파멸을 겪게 될지도 모른다. <뉴스위크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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