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경기|조동필 <고대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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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미국의 CEA (대통령 경제 자문 위원회) 위원장인 「스타인」씨가 『단 하루라도 무슨 물건값이 떨어졌다고 들으면 반갑기 한이 없다』는 말을 한 일이 있다. 6월중의 서울 소비자 물가가 0·5% 떨어졌다니 다행이다. 동결된 쌀값이 높아진 공산물 가격을 상살한데서 얻어진 것이 아닌지 궁금한 일이다. 서민들 가계부에 연간 백번 이상 적히는 품목을 골라서 그것만의 물가 동태를 밝히면 물가에 관한 지표가 국민에게 실감을 갖게 할 줄 안다.
6월중에 수출은 2억5천9백만불이 되었고 수입은 4억1천3백만불이라고 한다. 크게 역조 현상을 나타내고 있는 셈이다. 확장 생산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에 피 할 수 없는 일일는지는 모르지만 깊은 유의가 필요하다. 대외 거래의 과부족은 어떠한 형태에 의해서든 메워져야 하고 또 국제 수지는 항상 균형성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긴 안목으로 볼 때 총 수요를 조정해서 수급「갭」을 가급적 축소시켜야 할 줄 안다. 얼마 안 가서 공급 면에서의 「보틀네크」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경제적 체질은 오늘의 세계적인 자원 전에서 「마이너스」의 영향을 받으면 받았지「플러스」의 영향을 받기는 어려운 것이다. 자원의 안정적 공급을 받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그 다음에는 대내 자원이든 대외 자원이든 자원의 「미스·앨로케이션」을 지양하여야 한다.
말하자면 잘못된 배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이야기다. 가득률도 낮고 긴급성도 없는 부문에 내외자를 투입하여 경제 「패턴」을 오존 하는 일이 있어서는 아니 될 줄 생각한다.
또한 6월 말 현재 통화량은 5천9백62억원으로 작년 말 보다 8백69억원 (17·1%)이 늘어났으며 국내 여신은 상반기 잔액이 1천7백53억원에 달해 재정 안정 계획상의 상반기 한도를 5백5억원이나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러한 통화량의 증가 추세나 여신 동향이「인플레·마인드」를 조성하고 물가 상승을 촉진시키는 작용을 안 할지 모르겠다. 언제든지 과잉 유동성은 「인플레이션」에 박차를 가하는 법이다. 그리고 또 소득 분배를 불균형 되게 하여 불공평한 경제 사회를 만들게 된다는 점을 생각하여야 한다.
얼마 전 신문 기사에 자본 시장에 몰린 돈을 보고 『웬 돈이 이리 많은가』라는 제목을 본 일이 있다. 투기자나 이식자의 천국으로 만들어서는 아니 된다. 돈과 물가는 깊은 관계를 맺고있다는 점을 명심하여야 한다. 돈이 늘면 물가는 하방 경직성을 나타내고 기업은 돈벌기가 수월해진다는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는 일이다.
경제 동향 보고에서 상례적으로 보는 것의 또 하나는 생산 지수와 출하 지수인데 우리도 흔히 말하는 『고압 경제』로 들어간 느낌을 갖게 한다. 성장에 집착하는 나머지 투자를 해 놓고 그것에 맞는 높은 수요를 유지하기 위해서 또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 넣어주는 일이 생기고 있으니 말이다. 투자된 기업을 유지하기 위해서 또 새로운 투자를 하여야 하게 되는 것이다. 「서비스」부문의 지나친 확대도 그 하나의 예이다.
그리고 또 3차 산업은 재화 면에서 볼 때 저생산성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지나친 투자는 공급 면에서 「인플레」 요인을 형성한다.
끝으로 관계 당국은 통화량·투자·국제 수지의 「절도」를 지켜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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