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칠레 해수담수화 플랜트 수주 … 글로벌 영토 확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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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지난 8월21일 열린 제22대 대한상의 회장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박 회장은 대한상의 임직원들이 열을 맞춰 선 채로 진행됐던 과거의 취임식과 달리 임직원들이 의자에 앉아 행사를 지켜보도록 했다. [사진 두산그룹]

올 8월 칠레에서 의미 있는 뉴스가 타전됐다. 두산중공업이 중남미 시장 최초로 칠레에서 해수담수화 플랜트를 수주했다는 소식이었다. 이미 널리 알려진 대로 두산중공업은 바닷물을 민물로 만드는 해수담수화 플랜트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업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플랜트 공사가 중동에 몰려 있었다는 게 단점이었다. 칠레 공사 수주는 공사현장 다변화의 신호탄인 셈이다.

 칠레 공사는 세계 최대 동광인 칠레 에스콘디다 광산용 담수를 생산하는 역삼투압(RO) 방식의 해수담수 플랜트 건설 공사다. 수주가액은 1억300만달러(약 1100억원). 에스콘디다 해수담수화플랜트는 하루 55만명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22만톤 규모의 담수를 생산하게 된다. 이는 지금까지 중남미 지역에서 발주된 RO방식 프로젝트 가운데 최대 규모다.

 이같은 성과는 그동안 두산중공업이 해외 곳곳에서 다져온 기술력과 명성 덕분에 가능했다. 두산중공업의 역량을 잘 보여준 에피소드도 있었다. 올 4월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였던 인도 문드라 석탄화력발전소를 성공적으로 준공한 직후 인도의 타타파워의 사르다나 사장으로부터 감사 편지가 도착한 것이다. 그는 편지에서 “인도 플랜트 건설 역사와 탁월한 프로젝트 운영 부문에서 기념비를 세워준 두산중공업에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두산중공업은 올해 칠레 플랜트를 비롯해 새만금집단에너지시설 공사, 신보령화력발전소, 1조6000억원대 규모의 베트남 화력발전소까지 수주하며 잇따른 낭보를 전해왔다.

 박용만 그룹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선임되는 경사도 있었다. 만장일치로 상의 회장에 선출된 박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인사고과 폐지, 직원들과의 스킨십 강화 등 연일 파격과 탈권위의 혁신 행보를 보여 주목받고 있다. 19일 미국에서 귀국해 20일 두산그룹의 ‘2013년 하반기 신입사원 웰컴 디너’ 행사에 참석한데 이어 21일에도 상의 사내 커플 결혼식에 참석하는 등 스킨십 행보를 중단하지 않았다. 23일에는 대한상의 송년 음악회에서 “요즘 국민들이 기업인을 보는 시각이 나빠졌는데 일부는 기업인이 중요한 ‘룰’을 잊는 등 자초한 측면이 있다”며 “국민과 기업인이 서로 이를 악물지 않고 어떻게 편안하게 소통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달라”고 자성과 화합을 주문하기도 했다.

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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