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코총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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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군부출신의 정치가가 30년 이상 권좌를 지키고 있는 나라가 이 지상엔 2군데 있다. 동양에서는 대만의 장개석 총통, 서양에서는 「스페인」의 「프랑코」총통. 모두 「제너럴리시모」(Generalissimo)라고 불린다. 대원수 또는 최고원수라는 뜻이다. 역시 이들은 80세를 넘은 고령이다.
장 총통은 최근 정치전면에 나서는 일이 별로 없다. 천수는 어쩔 수 없는가 보다. 그는 올해 86세에 접어들었다.
「프랑코」총통은 1892년12월4일생. 올해 81세의 경지에 접어들고 있다. 그러나 요즘 전송사진으로 전해진 김 총리와의 면담모습은 아직도 정정해 보인다. 「프랑코」총통의 가계를 보면 장수자들이 많다. 그의 아버지는 88세, 또 조부는 백수를 누렸었다.
지난해 12월, 그의 80세 생일에 「프랑코」총통과 악수를 나누어 본 사람들은 그의 건강에 놀라고 있었다. 손은 뜨겁고 또 장년 못지 않게 힘에 넘쳐 있었다고 한다. 그 자신도 아직 사냥과 낚시를 즐기며, 보름마다 갖는 각의의 사회를 직접 맡고 있다. 「스페인」의 근세사를 보면 풍운은 1923년 「알퐁소」13세 치하의 군사독재로부터 시작되었다. 1931년엔 혁명이 일어나 「알퐁소」13세는 망명해 버리고, 「스페인」은 좌우가 대립, 양파의 항쟁이 격화되었다. 그런 무정부상태에서 1936년에 실시된 총선은 인민전선(좌파)에 승리를 안겨 주었다. 이들은 유산계급인 「가톨릭」교회에 압박을 가했다. 「스페인」은 전통적인 「가톨릭」국이었다.
「프랑코」장군은 이런 상황에서 군부 우익각파의 수반으로 무력봉기. 「스페인」의 내란이 시작되었다. 3년 동안이나 일진일퇴의 결전 끝에 「프랑코」파는 승리를 거두고 「파시즘」체제의 정권을 구축했다.
「프랑코」가 30여년이 넘게 자신의 정권을 확립하고 있는 것은 바로 「가톨릭」파 「부르좌지」의 지지를 받고 있는 때문이다. 한때는 그 「파시즘」체제가 「유럽」제국으로부터 백안시되어 고아국의 신세를 면치 못했었다.
지난 69년엔 3개월 기한부의 계엄령을 폈던 일도 있었다. 그후, 30년 통치 중 최대의 내각개조를 단행, 신풍정치를 시도하고있다.
한편 「프랑코」총통은 그의 사후에 대비하여 「스페인」왕정복귀의 길도 터놓았다. 「부르봉」왕가의 「환·카롤로스」왕자를 차기 「스페인」왕으로 임명했다. 그러나 「프랑코」는 『신이 나의 생명을 주는 동안』 「스페인」을 다스릴 종신임기를 갖고 있다.
하지만 「프랑코」이후의 문제엔 잠재적인 불안이 없지 않다. 따라서 「프랑코」총통 자신도 「유럽」전통에의 복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 같다. 그것은 민주화의 길로 서서히 걸어가고 있는 것에서 볼 수 있다. 「스페인」의 내일을 밝게 하는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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