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안보와 성』 스캔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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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런던23일 로이터합동】영국은 23일 「런던」신문들이 영국 각료급 인물들이 『국제매음망』속에 걸려들어 국가기밀이 누설되고 있다고 보도한데 이어 22일 국방차관직을 사퇴한 「램턴」경(51)이 성명을 발표, 한 창녀와의 『경솔한 관계』를 시인함으로써 걷잡을 수 없는 「섹스」와 안보「스캔들」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려 들었다.
지난 주말 영국의 일요신문 「뉴스·오브·월드」지는 영국의 이름 있는 정치인과 공직자들이 국제매음망에 걸려들어 영국방첩기관인 M1∼5가 그들이 국가안보기밀을 누지 했을 가능성을 고려, 그들의 행동을 조사, 보고서를 준비하고 있는 중이라고 보도했었다.
이에 이어 「런던」의 대신문인 「데일리·미러」지는 이날 이 국제매음망에 대한 일건 서류가 이미 「로버트·카」내상에 제출되었다고 고위정부 소식통을 인용 보도했다.
또한 「데일리·익스프레스」지는 이같은 사태의 발전이 22일 「파리」에서 「퐁피두」 「프랑스」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있던 「히드」수상에게 전화로 보고되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이날 발행된 서독주간지 「슈테른」은 이 매음망이 「런던」·「파리」·「뉴요크」 등지를 중심으로 하여 고위정치인을 상대로 활동을 전개해 왔다고 보도했으나 이에 관련된 영국인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한 보도는 「베티」라는 「콜·걸」과의 정사사진을 두 명의 사나이가 1만 「파운드」에 팔려고 했는데 살 사람이 이를 거부함으로써 세상에 알려 졌다고 말했다.
22일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공군담당 국방차관직을 사퇴한 영국명문의 한사람인 「램턴」경은 이같은 보도와 때를 같이하여 두 차례의 성명을 발표했는데 그는 그의 대리인 「모리스·힐」 씨를 통한 첫 성명에서 자신은 한 창녀와 『경솔한 행동』을 저질렀을 뿐이며 국제매음망에 걸려든 것도, 안보기밀을 누설한 일도 없다고 부인했다.
「램턴」경은 그의 첫 성명에서 지난 21일 경찰의 수사를 받았음을 밝히고 경찰로부터 자기와 관계를 맺은 창녀의 남편이 비밀사진을 찍어 국내외 신문에 팔아먹었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신문들은 「램턴」경이 성명에 언급한 문제의 여자는 유색인종이라고 보도했다.
22일 밤 「런던」으로 몰아온 「히든」수상은 곧 이 문제에 관해 성명을 발표할 것이며 의회는 24일 「하드」수상을 비롯, 관계각료를 불러 질의를 벌일 것이라고 알려졌다. 신문들은 또한 「램턴」경이 이 사건에 관련된 것이 드러난 것은 빙산의 일각이며 다른 영국각료 1명이 더 관련돼 있다고 말했으나 그 이름은 지적하지 않았다.
영국북부지방의 「램턴」성을 중심으로 한 「램턴」가계는 영국에서도 이름난 귀족가문인데 8백년 전부터 「램턴」가문은 저주의 전설을 지니고 있어 이 지방 사람들은 이번 추문이 저주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십자군 원정 때 「램턴」가의 조상중의 하나가 괴물을 하나 죽였는데 그 대가로 바로 옆의 사람을 죽여야 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런데 마침 이때 바로 옆에 섰던 사람은 그 기사의 아버지였기 때문에 그는 대가를 치르기를 거절했다.
그 결과 그 가문의 후손중 9명이 횡사할 것이라는 저주를 받았다.
그후 「램턴」가에서는 여러번 급사사건이 잇달았으며 41년에는 「램턴」경의 형이 광기로 자살한 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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