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은 인간의 속성 아니다" 인간실험대 대서양횡단 출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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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인간사회의 싸움은 성적행동 및 욕망에 의해 유발되며 결코 실천적인 인간속성은 아니다』라는 이론을 실제로 실험하겠다고 나선 11명의 남녀 인간 실험대가 지난 12일 뗏목으로 대서양 횡단의 어려운 항해에 나서 그 귀추는 화제가 되고 있다.
「멕시코」의 인류학자 「산타이고·헤노베스」를 실험대장으로 한 실험대 11명은 남자가 5명에 여자는 6명으로 구성되어 『여성왕국』을 실현시킨 것부터가 흥미롭다.
또 이 뗏목에는 선장과 항해사·의사 등 중요직은 모두 여성이 차지하여 문자 그대로 『여성상위사회』를 이루었는데 이것부터가 앞으로 전개될지도 모를(?) 여성상위시대에 대한 사전진단과 역할이 뒤바꾸어졌을 때 각각 어떻게 적응할 수 있는지도 실험하게 된다는, 다분히 문화인류학적인 실험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이 뗏목에는 아무런 호화시설을 갖추지 않았고 비상용 무전기와 침대 11개, 부엌시설은 단 하나의 「개스」난로뿐이고 식량도 인간이 최저생활을 할 수 있을 만큼의 분량에다 1인당 하루 음료수도 반「갤런」.
이와 같은 극한 상황에서 인간이 어떻게 행동하는가를 연구하는 것도 주요한 실험대상이라는 것이다.
「아칼리」(「인디언」어로 『물위의 집』)라 불리는 56t짜리 이 뗏목은 「스페인」의 「라스팔마스」항구를 떠나 적도조류와 무역풍을 이용하여 시속 약2「마일」의 속도로 항해, 3개월 후에 「멕시코」의 「유카탄」에 도착할 예정인데 항해중 대서양 오염에 관한 자료도 수집할 계획이라고.
실험대원 11명은 각각 국적과 인종이 모두 달라 그대로 『세계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으며 항해중 인종 편견과 종교차이, 여권에 대한 반응 내지는 남녀간의 「섹스」갈등이 어떻게 펼쳐질지 당사자들도 매우 호기심 있게 생각한다고.
또한 엄격한 규제생활에서도 최대의 자유는 매일 밤 『각자의 희망에 따라』잠자리를 고를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헤노베스」는 실험대장답게 그의 침대 양옆에 여성대원 중에서도 가장 매력있고 아름다운 미인을 배치하고 있어 혹시 항해중 이것이 화근이 되어 『배 위의 사랑싸움』이 터지지 않을지 걱정도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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