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조선·해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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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현대 조선은 아직 완공도 되기 전에 75년까지의 주문을 미리 다 받아 놓고 있다. 일본과 「그리스」로부터 6척에 2억「달러」어치의「탱커」건조계약을 이미 맺은 것이다.
현재도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조선 경기는 세계적이다. 각 조선소의 선호가 이미 75년까지 곽 차 있어 선주들이 배를 사기 위하여 선금을 싸 들고 경쟁하고 있다.
이젠 건조 계약도「엥」「베이스」이고 인도 전에 세금의 80%까지 받는다(종전엔 30%).조선에 관한 한 완전히「셀러즈·마기트」다. 가격도 1년 동안 약30% 올랐다. 현대 조선은 밀리는 주문 때문에 시설 배가 계획까지 하고 있다. 즉 현재 연간 30만t짜리 5척을 건조할 수 있는 시설을 1단계로 10척까지 늘리겠다는 것. 벌써 2단계 확장 계획까지 준비중이다.
현대뿐만 아니라 대기업들이 다투어 대단위 조선소를 추진하고 있다. 즉 극동 건설은 삼천 포에 연 35만t급 5척을 지을 수 있는 조선소를 미국「스원·헌트」조선소와 합작으로 건설하겠다는 것이고 조선 공사는 장승 포에 최대 1백만t급을 건조할 수 있는 조선소를 짓겠다는 것.
또 대선 조선·삼양 항해·삼미사 에서도 조선소 계획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값싼 노동력과 유찰한 입지 때문에 한국의 조선 업은 가장 유망한 유산 산업 중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또 실제 앞으로 당분간은 조선의 황금 패기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조선에도 문제가 있다. 즉 막대한 투자를 해 놓고 나서 수요가 계속 증가되지 못할 때와 축적된 자본과 기술이 없는 한국에서 과연 국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것.
또 조선 건조비 중 자재 비율이 약60%에 달하는데 이를 대부분 해외에서 들여와야 한다는 것과 값싼 노동력을 계속 확보할 수 있느냐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세계 해운 경기는 거의 폭발적이다. 각종 선책이 70년「피크」때에 거의 육박하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정기선은 15∼30%, 부정기선은 50∼1백%까지 올랐다.
선임의 상승세는 아직 먹을 기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세계 경기의 회복은 무역량을 격증시켰고, 이는 바로 해운 호황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소나기 같은 해운 경기를 한국 해운 계는 멀쩡히 눈을 뜨고 놓치고 있다. 배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외항선 보유t수는 약 1백만t. 한국의 총 수출입 화물 중 한국 선박이 실어 나르는 것은 불과 22%. 나머지는 외국 선박에 빼앗기고 있다. 해운 경기가 좋은 줄 뻔히 알면서도 당장 배 살 돈이 없기 때문에 발만 구르고 있는 것이다. 해운 경기를 타고 배 값도 껑충껑충 뛰고 있다. 1년 전에 비해 유조선은 30%정도 올랐다.
그러나 선박을 쉽게 구할 수도 없다.
당장 살 수 있는 중고 선은 60%가까이 올랐다. 81년도에 1백억「달러」의 수출을 할 경우 총 수출입 화물 량은 1억2천7백만t. 이중 절반만 한국 배로 실어 나른다 해도 5백만t의 선박이 더 있어야 한다. 이의 소요 자금은 현재 가격으로서도 21억「달러」.
영세한 한국 해운 계로선 엄두도 안 나는 거액이다.
금년에도 약40만t의 선 복 확장을 계획하고 있으나 실제는 이보다 훨씬 낮아질 전망. 세계 조선소마다 일이 밀려 지금 주문해도 2년 뒤에나 배를 인수할 수 있다 한다. 금년엔 이미69년에 주문해 놓은 범양 전문 선의 32만t짜리「탱커」와 삼화 유조의 24만t짜리「탱커」 도입이 선복 증강의 유일한 희망 현재「탱커」경기가「피크」를 이루고 있지만 한 척에 3∼4천만「달러」(20만t급)씩 하는 배를 쉽게 살수도 없다. 이제까지도 대부분의 선박을 차관으로 들여왔는데 금년 해운 계의 원리금 상환액만도 2천만「달러」. 앞으로 당장 배가 필요한데도 금년 들어선 차관이나마 선박 주문이 극히 저조한 상태다. 현대 조선에의 주문은 아직 1척도 없다. 착수금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의 해운은 우선은 다소 재미를 보고 있지만 앞으로가 큰일인 것이다. <최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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