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수단 분쟁 격화 … 실탄 장전한 한빛부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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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지구상의 ‘최신생국’ 남수단이 독립 2년여 만에 내전 위기를 맞았다. 정부군은 진압 병력을 증강하고 있고, 반군은 유전지대를 장악해 정부의 숨통 틀어쥐기에 나섰다. 남수단에서 유엔 평화유지(PKO) 활동 중인 우리나라 한빛부대도 일본으로부터 실탄을 지원받는 등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국방부 당국자는 23일 “현재 상황이 정체 상태를 보이고는 있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공병과 의무부대 중심으로 파병된 한빛부대의 자위권 차원에서 실탄과 부식 공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빛부대 장병 280여 명은 남수단 종글레이주의 주도 보르에서 현지 재건 활동 중이다. 소총 등 개인화기와 소량의 실탄만을 갖추고 있다. 군은 공군 C-130 수송기에 실탄과 김치 등 부식을 실어 현지에 보내기로 했다.

 한빛부대는 또 군의 추가 군수지원이 이뤄지기 전 위급 상황이 발생할 것에 대비해 일본 자위대로부터 소총 탄약 1만 발을 23일 지원받았다. 우리 군이 일본군으로부터 탄약 지원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군은 군수지원이 이뤄지면 곧바로 지원받은 탄약을 반환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우리 군이 사용하는 5.56㎜ 소총과 일본이 사용하는 탄약이 같은 종류여서 유엔 남수단임무단(UNMISS)의 주선으로 임시로 빌렸다”고 설명했다.

 한빛부대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은 아직까지 감지된 바 없지만, 보르는 정부군과 반군 사이에 가장 격렬한 교전이 이어지고 있는 지역이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군과 반군은 서로 보르를 장악했다고 주장하며 병력을 보강하고 있다. 남수단에서 유혈사태가 발생한 뒤 1주일 동안 사망자는 500여 명, 난민은 6만2000여 명에 이른다.

 앞서 남수단 정부는 22일 북부 유니티주의 주도 벤티우가 반군 손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남수단은 국가 예산의 99%를 원유 수익으로 충당하는데, 대부분의 원유가 유니티주에서 난다. 유니티주 탈환을 위한 치열한 교전이 예상되는 이유다.

정용수·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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