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층 이상은 +3층, 미만은 +2층 수직증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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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평촌의 꿈마을 우성아파트 단지는 내년이면 첫 입주자를 맞은 지 21년째가 된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리모델링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조금씩 나온다. 오래된 집을 고쳐 살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떨어진 집값을 올릴 수 있다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 이곳 133㎡ 아파트의 11월 기준가격은 1년 전에 비해 5000만원(5억9300만원→5억4500만원) 가까이 떨어졌다. 하지만 비용 부담 때문에 공식적으로 선뜻 이런 말을 꺼내는 사람은 아직 없다.

 이런 고민을 하는 아파트 주민들을 위한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내년 4월 25일부터 허용된다. 최대 3층까지 아파트 높이를 올려 짓고, 새집의 분양대금으로 리모델링 비용을 마련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의 ‘주택법 시행령’을 24일 입법 예고한다.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허용되면 15층 이상 아파트는 3개 층, 14층 이하는 2개 층까지 더 올려 지을 수 있다. 정부가 15층이 넘는 아파트에만 3개 층 증축을 허용한 이유는 낮은 건물일수록 새로 올리는 집의 무게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기술적인 판단에서다. 수직증축을 하기 위해선 처음 지었을 당시 썼던 구조 도면이 꼭 있어야 한다. 건물 안전진단은 2차에 걸쳐 받아야 한다.

 또 내년 6월부터는 아파트 관리업체를 선정할 때 입주자대표회의가 전자입찰제를 실시해야 한다. 업체 선정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비리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또 300가구 이상을 관할하는 관리업체는 해마다 외부 회계감사를 받도록 했다. 주민 10분의 1 이상이 요구할 때만 실시하는 현재의 회계감사 규정을 강화한 것이다.

 공동주택 관리를 관할하는 입주자대표회의에 대한 정보 공개도 강화된다. 일정 규모(300가구 이상 또는 150가구 이상으로 승강기 설치된 단지)를 넘는 주택단지의 대표회의는 주민들로부터 위탁받아 시행한 사업에 대한 공사·용역계약서를 인터넷 홈페이지나 아파트 게시판에 공개해야 한다. 또 대표회의의 자금 사용내역 등을 지자체가 감사할 수 있게 했 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리모델링은 수익을 얻기 위해서라기보다 기본적으로 주거환경 개선이 주목적이기 때문에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긴 어려워 보인다”며 “재건축 경기부터 살아나야 리모델링 시장도 동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최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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