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학생들은 보수적"|단국대 신문사 조사 「대학생과 이성 교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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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우리 나라 대학생들은 대부분 연애는 결혼을 위한 과정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결혼 전 남녀의 순결은 『꼭 지켜야 한다』는 보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3월부터 한달 동안 단국대 신문사가 서울 시내 대학생 1백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대학 생활과 이성 교제』에서 드러났는데 이 조사에 따르면 대학생들의 연애 관은 『결혼을 위한 과정이다』 (53·4%) 『결혼과는 무관하다』 (35%)로 나타나 연애는 곧 결혼이라는 등식을 반수 이상이 인정하고 있다.
또한 『결혼 전 순결은 꼭 지켜야 한다』는 의견이 68·6%나 되어 『정조를 강요하는 것은 전 근대적이다』 (5·7%) 『부담 가질 필요 없다』 (13·3%) 『서로가 믿으면 허락해도 무방하다』 (12·4%)는 의견을 훨씬 앞지르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에 있어서는 남녀가 서로 현저하게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는 점이 특이하다. 즉 정조를 지켜야 한다는 보수형은 남학생이 41·5%인 반면 여학생은 84·6%로 나타났으며 부담 가질 필요 없다는 탈선형은 남학생이 19·5%인데 비해 여학생은 9·2%로 나타난 것이다. 이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학생 가운데 42%는 이성 교제의 경험이 있으며 경험이 없는 사람은 11·3%, 『생각이 없다』는 학생도 3·8%나 됐다. 이성 교제에 흥미를 갖지 않는 3·8%의 학생들은 『생각 없다』는 이유로 교제 후의 후유증과 이상적인 상대를 발견하지 못할 경우의 실망 때문으로 들고 있다.
한편 「데이트」 상대자의 선택에 있어서 59·6%가 「지성」을 중요시한다고 응답했으며 「첫 인상」이 18·3%, 「외모」가 7·7%로 나타났고 「데이트」 회수는 『보고 싶으면 언제나』가 31·1%, 『1주일에 한번』이 31·1%, 『한 달에 두 번』이 21·l%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매일 만난다는 학생도 전체의 2·2%나 되었다. 「데이트」 장소는 다방이 59·6%로 가장 많고 고궁이 14·9%, 교외가 10·6%로 나타났으나 맥주 집이라고 응답한 학생도 8·5%나 되었다.
이들 학생들이 「데이트」 상대에게 바라는 것은 남학생의 경우 『나 하나만을 생각하라』 『분위기 조성』 「쓸데없는 말을 삼가라」는 등인데 반해 여학생들은 『의견 존중』 『자신을 버릴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이들 대학생들이 원하는 결혼 상대자의 학력은 84%가 대학 졸업자를 원하고 있으나 학력에 관계치 않겠다는 학생도 9·4%나 되었다.
여학생들이 결혼 상대자로 택한 남성 직업은 교수가 24·6%로 가장 높고 의사·외교관이 각각 13·8%, 「엔지니어」 12·3%, 공무원·사업가가 각각 9·2%, 그리고 신문기자 3·1%, 군인 1·5%의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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