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바흐」의 「오라토리오」 「마태 수난곡」 「오페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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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얼마 전 「뮤지컬·오페라」『헤어』(머리카락)를 연출하여 전 세계에 화제를 일으킨 「제럴드·프리드먼」이 「요한·제바스티안·바흐」작곡인 불후의 「오라토리오」 『마태수난곡』을 2백 44년만에 처음으로 「오페라」화하여 「샌프런시스코」 춘계「오페라」 극장에서 상연했다.
1729년의 성금요일에 「라이프치히」의 성 「토마스」교회에서 초연되었던 이 「오라토리오」를 바탕으로 하여 이번의 「오페라」에서는 가수, 합창단원, 무용수 및 단역들이 무대에 올라와 「그리스도」 최후의 며칠에 관한 「마태」복음의 내용을 노래와 연기로 재현하고있다.
「프리드먼」이 극복해야했던 문제는 신자와 같은 종교적 개념을 가수들이 속마음을 나타내는 「아리아」로서 부르면서 그 개념을 어떻게 현인화할 것이냐 하는 것이었다.
이 「오라토리오」의 「아리아」들은 「예수」수난의 순간마다의 내적 묘사를 정교하게 표현해주고 있다고 말하는 「프리드먼」은 처음에는 월남전의 병사와 같은 현 시대의 인물로서 「아리아」의 영창자들을 형상화하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는 「게세마네」 동산에서의 최후의 만찬과 「그리스도」에 대한 배반·심판·십자가에의 못 박힘 등의 줄거리가 무대 위에서 진행되는 동안 「그리스도」의 수난을 스스로의 수난으로서 의식하고 고민하게되는 과정을 「루터」교파목사 한 명과 다른 세 사람의 형상을 빌어서 표현하려고 했다.
「아리아」 영창자들은 내면의 감정과 고뇌를 노래하며 때로는 수난의 장면에도 등장한다.
그러나 「히피」의 철학을 담은 악극 『헤어』는 오히려 「프리드먼」의 가극화 과정을 거쳐 그 원작의 뜻이 제대로 보존되고 관객에게 전달된 셈이 되었던 것인데 그가 이번에 「바흐」의 「오라토리오」를 「오페라」화하는 과정에서는 악보를 통해 연극적 형식의 실마리를 찾아내지 않을 수 없었다.
20년의 무대경력이 있고 1년 반전에 「오페라」감독을 시작한 「프리드먼」은 「바흐」의 순수음악을 애호하는 사람들이 「바흐」의 명곡에 대한 그 자신의 윤색에 반대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가장 큰 걱정거리였다고 말하면서 『「바흐」음악은 실험을 위해 작곡된 것이지 듣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그의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작품도 그렇지만 오로지 고전으로서만 접근할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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