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는 아이도 알아주는 공포의 결사 IRA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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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런던=박중희특파원】민요『아, 목동들의 피리소리들은…』의 북「악일랜드」「런던데리」시. 아이가 울고 보채면 요새엄마는 이렇게 꾸짖는다.
-『너, 울면 IRA가 잡아간다…」』 IRA란「아일랜드」공화군을 약칭한「가톨릭」계의 비밀단체. IRA하면 우리엄마들이 흔히 공갈해 온 호랑이만큼 무서운 존재다.
철없는 아이라도 울음을 뚝 그치게끔 된다는게「아일랜드」의 요즈음이다. 「아일랜드」 가 아니라 이젠「런던」에서도 그런 말이 나오게 될판일 것 같다. 이미 보도된 것처럼 월초 「런던」시내 복판 도로에서 시한폭탄들이 터져 한 사람이 죽고 2백여명이 부상을 입어 시민들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경시청 앞의 폭탄보따리를 터지기 직전에 처치했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못했더라면 몇 천, 몇 백명이 황천길에 올랐을는지 모를일이다. 사건은 IRA 소행일거고 이게 일종의 선전포고일지도 모를 거라는게 경시청의 판단이고.
정말 IRA가 싸움을「런던」바닥으로까지 끌고 들어오기로 결심했다면야 사태치곤 아주 맹랑해지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소위 대「런던」일원을 통털면 그 인구 천여만. 이런 바닥에서 시한폭탄을 잔뜩 실은 자동차 몇 대쯤 어디다 주차시켜 놓고 사라지기란 앉아서 떡먹기다. 발벗고 나선 도시「게릴라」들 앞에 어느 도시건 크면 클수록 거의 무방비 상태래도 괜찮다. 「런던」에 사는 화란계 사람들만도 기만을 헤아린다.
그리고 이 포고없는 전쟁상태가 어느 세월에 가야 끝날는지를 아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애초에 「아일랜드」의「프러티스턴트」지배체제에 대한「가톨릭」계의 민권저항으로 불이 붙은 종파싸움은 이제 북「아일랜드」를 영국지배에서 떼어 남쪽「에이레」공화국과 합쳐버리자는 정치적 과격파 운동으로 번져 그것이 계기한 연쇄적 폭력사태는 그들의 다같은 구세주로 모시는 예수께서도 우실 기막힌 계제에까지 이르고 있는 것이다.
『이 노릇을 어찌할 것이냐』를 묻는다면 영국인 열이면 일곱 여덞은 「아일랜드」가지고가라하고 손떼자』한다.
그러나 북「아일랜드」다수파「프러티스턴트」주민들에게 물으면「국민투표 결과대로」 죽으면 죽었지「에이레」공화국과 합치는 건 원치 않는다. 그러니까 여왕폐하의 정부로서도 그의 충성스런 신하들을 모르겠다고 내버릴 수도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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