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공업단지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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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6개의 기준지가 고시 예정지는 산업입지조건으로 보아 비교적 조건이 좋은 곳이라 하겠으며 공업화과정이 진전되면서 언젠가는 공업단지화가 예상되던 곳이다. 따라서 이들 지역을 사전에 개발예정지로서 고지함으로써 개발상 지장을 주는 토지투기를 사전에 예방한 것은 현명한 조치이다.
그동안 주요공업 입지에 대한 개발계획은 여러 차례 구상되었던 것이나 이들의 개발에 소요되는 자금조달 문제 때문에 백지화되었던 사실을 상기할 때 이번 조치를 내릴 수 있게된 경위를 주목하고자 한다. 즉 이번 고시는 이들 지역의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내려졌다는 점에서 공업화정책에 있어 하나의 전기를 이루는 것으로 평가된다.
개발계획추진에 있어 외자의 조달문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커지고 있는데 이를 뒷받침할 여건이 근자의 국제경제환경의 변화로 형성되고 있어 이를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즉 일본은 근자의 국제경제환경변화로 정책전환을 서두르고 있으며, 이는 우리의 공업화를 위해 좋은 계기로 활용될 수 있다.
첫째, 일본은 「엔」화의 거듭되는 절상으로 사양화산업을 대담하게 정리하여 산업구조를 개선해야할 입장에 있으며, 이를 우리가 인수할 여건이 성숙된 것이다. 벌써 한·일간의 업자사이에는 전자제품·주물·봉제품·조선 등 많은 분야에서 협력하거나 합작을 모색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는 점으로 보아 앞으로 정부간의 대규모 협력을 예상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둘째 일본은 대미 및 대서구시장 진출에 있어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기 때문에 삼각수출이 아니면 합작수출을 시도해야 할 입장에 있다. 그러므로 상대적 저임금이라는 매력으로 보나, 한·일간의 입지적 조건으로 보나, 그동안 일각에서 논의되고 있던 합의적 분업체제의 구축이 실현될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한·일간에 조성되고 있는 이러한 조건들이 이번 6개 공업단지 개발구상과 직접적인 관련을 갖고 있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으나 6개 공업단지 개발에 있어 일본자본의 역할이 불가피하게 증대할 것은 분명하다.
우선 공업화와 공해산업의 수입이라는 문제를 신중히 배려한 선별적인 협력체제를 만들어간다는 기본입장이 확립되어야 할 것이며 이에 입각한 세련된 개발정책이 집행돼야 하겠다.
또 한·일간의 협력으로 우리의 수출이 획기적으로 증가할 때 미국이나 서구제국으로부터 우리의 수출을 변형된 일본측의 수출공세로 오인 받는 일이 없어야 하겠다.
끝으로 6개 공업단지는 대체로 지역분포가 균형을 이루고 있어 이들이 개발되는 경우에 전국토의 균형있는 개발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므로 이에 따른 사회자본투자계획과 노동력의 수급문제를 지금부터 장기적인 안목에서 다뤄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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