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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위험 안은 어린이 놀이터|망가진 시설…편안하게 놀수 없는 현장을 보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봄은 어린이들의 철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서울의 어린이 돌은 마음껏 뛰놀며 동심을 키울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도심지 한쪽 구석에 마련된 최소한의 놀이터마저 어른들의 무관심 속에 버려져 있기 때문이다.

<시립·사설을 합쳐 90곳…모두3만평>
서울시내 어린이놀이터는 기설이·사설을 합쳐 모두90여 개소에 3만5천여 평이고 앞으로 설치계획으로 있는 미 시설이 1백45개소20여 만평-. 그러나 미 시설공원 예정지는 공원으로 개발하기 어려운 상태이고 기설공원 가운데는 안전도와 보건위생 및 유희기구 시설 면에서 재고해야할 많은 문젯점을 안고있다.
안전도에 관한 것으로는 우선 위치선정과 시설물 보수정비로 집약 할 수 있다.
산비탈·벼랑 위(시흥2동어린이 공원)나 「택시」 및「버스」정류장 근처 (갈현제1어린이공윈) 등은 추락 및 교통사고의 위험을 항상 안고있으며 제 때 보수되지 앉은 채 방치된 각종 유희기구는 뜻하지 않은 사고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시흥2동 어린이공원의 경우 지난71년8월 탑동국민학교 김 모군이 동무들과 합께 그네를 타다 실족, 벼랑으로 굴러 떨어져 중상을 입기도 했다는 것.

<새마올 사업의 하나 "완전보수"를 다짐>
불광 제4어린이공원에서는 최근 앉음판이 망가진 그네를 타다 다친 어린이가 3명이나 된다고 관리인 홍판세씨(45)는 안타까와했다.
불광4공원이외의 다른 놀이터에서도 대부분 철봉대가 없어진 채 기둥만 섰거나 미끄럼틀이 부서져 있는 등 어린이들의 안전을 크게 위협하기는 매한가지. 그래서 공원관리인돌 가운데는 상당수가 만약의 사고에 대비,「머큐룸」과 붕대 등을 사비로 마련해 두고있는 실정이다.
시 당국은 이 같은 불안전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3월중에 보수·정비계획을 세웠으나 새마을사업과 녹화사업 등에 쫓겨 아직까지 완전보수를 못한 채 앞으로 새마올 사업으로 손을 쓸 방침으로 있다.
보건위생으로는 놀이터주변의 쓰레기 적환장 (녹번제2어린이 공원)과 놀이터복판을 가로지르는 하수구(면목제2어린이공원) 등과 아울러 상수도시설 및 녹지조성 등이 문젯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상수도와 녹지조성은 도심지 일부 놀이터를 제외하고는 거의 안돼 있다.
상수도시설이 갖추어졌다 하더라도 관할 구청에서 뭍 값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한 여름 이외에는 수도꼭지를 빼 버려 전혀 사용할 수 없는 실정이다.
다음으로는 유희기구의 규격과 설치기준도 문제다.
해외 선진국의 경우엔 각종 유희기구를 유아용과 소년용 등으로 구분, 모든 어린이가 자기 몸에 알맞은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5세 아래 어린이는 타기 힘든 미끄럼틀>
그러나 우리 나라에선 일정한 기준도 없이 만들어지고 있어 어린이들의 신체발육에도 큰 영향을 주고있다고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인현어린이공원의 미끄럼틀과 회전그네가 그 좋은 예-. 단 하나 밖에 없는 미끄럼틀엔 오름 대를 달지 않은 채 그 아래 받쳐 세운「정글」이 오름대 구실을 하고있어 5, 6세미만의 어린이들은 전혀 올라갈 수가 없다.
또 회전그네의 경우엔 땅과 돌아가는 그네 밑 부분과의 간격이 30㎝정도 밖에 안돼 발과 무릎을 다치기 알맞다.

<"혼자 놀 기구보다는 함께 놀 시설 바람직">
홍익대학의 나상기 교수(건축학)는 외국에서는 어린이들의 보건위생과 안전도 등을 고려, 미끄럼틀만 하더라도 재료를 녹이 잘 스는 강철대신 인조석으로, 경사각도를 30도 안팎으로 통일하고있으나 우리 나라에선 시설비만을 고려, 돈이 적개드는 철제에 경사각도가 35∼45도인 것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나 교수는 또 우리 나라에선 아직까지 그네·미끄럼틀 등 혼자서 이용하는 것이 유희기구의 주종을 이루고 있으나 외국에선 협동심을 기를수 있도륵 5∼10명씩 「그룹」을 짜서 이용하는 것으로 바뀌어지고있다고 지적, 새로운 놀이기구의 개발이 아쉽다고 말했다.<오만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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