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 악몽 잊었나 … 국보 무량수전도 화재 무방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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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18호 부석사 무량수전의 옥외소화전(원안)과 화재감지기가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앙포토]

부석사 무량수전과 성혈사 나한전 등 국보급 문화재가 화재 위험에 사실상 무방비라는 감사원 지적이 나왔다.

경복궁 향원정 등은 주무부처인 문화재청이 관리하고 있는데도 화재예방 조치가 미흡했다.

 감사원은 19일 ‘재난위험시설 안전관리실태’를 발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경북 영주시의 부석사 무량수전(국보 18호)과 조사당(국보 19호)에는 화재감지기와 옥외소화전이 작동하지 않았다. 숭례문 화재 사건 이후 문화재청과 소방방재청은 2009년 2월부터 보물급 이상 목조문화재에 소방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토록 했었다. 그러나 부석사의 경우 불이 나는 걸 빠르게 파악하기도 어렵고 불이 번져도 대응하기 어려운 상태였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영주시에 있는 성혈사 나한전(보물 832호), 소수서원 강학당(보물 1403호)도 화재감지기가 고장 난 상태로 방치되고 있었다. 서울 경복궁의 향원정, 창덕궁의 부용정은 문화재청이 직접 관리하는 보물인데도 화재감지기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감사원의 지적을 받은 보물급 문화재는 총 12개다.

 한편 완공된 지 40년이 넘은 서울역 앞 고가도로의 기둥과 상판 사이, 바닥판 등이 심각하게 손상돼 붕괴 우려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 도로는 이미 2008년 철거대상인 ‘D등급’을 받았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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