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음색·완벽한 「하머니」 「비엔나·필하모닉」내한 첫날 공연을 보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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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7일 밤 「비엔나·필하모닉」의 역사적인 내한 공연은 우리 나라 음악 「팬」들에게 무한한 감동과 흥분과 열광을 안겨 주었다. 이날 밤 연주를 들은 음악계 인사 몇 분의 촌평을 소개한다.

<눈시울이 뜨거워질 정도로 아름다운 선율>김만복(지휘자)
역시 「비엔나·필」은 음악의 「메카」 「빈」의 상징이었다. 「비엔나·필」의 아름다운 음색과 미감은 도저히 다른 「오키스트러」들이 따를 수 없는 특색이라는 것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비엔나·필」의 연주를 들으러 일부러 「빈」으로 가기도 하는데 서울에서 그 연주를 들으니 감회가 깊었다. 눈시울이 뜨거워질 정도로 뭉클한 가슴을 파고드는 아름다운 선율은 길이 추억에 남아 있을 것이다.

<현과 관의 「밸런스」잘 맞는 격조 높은 연주>김창환(서울시향 악장)
현과 관의 「밸런스」가 잘 맞는 명실 그대로 우아하고 격조 높은 연주였다. 특히 이날 몸이 불편하면서도 무대에 나온 「콘서트·마스터」 「게르하르트·헤젤」(바이얼린)과 「루돌프·슈트렝크」(비올라)의 「더블·콘체르토」는 독주자와 「오키스트러」가 혼연일체가 된 감동적인 연주였다. 그밖에도 각 악기의 부드러운 음색은 마치 연인들의 대화처럼 다정하고 감미로왔다.

<내면적인 음악성을 깊이 추구>정진우(서울대 음대교수)
10년만에 「비엔나·필」을 다시 들어 감회가 새로왔다. 표면적인 것보다 내면적인 음악성을 깊이 추구하는 「비엔나·필」의 진지함을 다시 느꼈다. 역시 「비엔나·필」의 독특한 현의 음색은 아름답고도 우아했다.

<「아바도」의 참신한 매력 다시 한번 느껴>노한위(음악 평론가)
분명히 「비엔나·필」은 「아바도」를 통해 혈관 속에 신선한 공기를 집어넣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연주자들은 자신만만한 표정들이었으며 「아바도」의 참신한 매력을 다시 느꼈다.
한국 「팬」들이 좀 점잖아 「앙코르」곡을 더 듣지 못해 섭섭했다. 일본에서는 「앙코르」곡을 5곡이나 선사했다. 첫날의 연주는 독주자들의 특색을 드러냈지만 28일의 「브람스」의 『영웅』과 「베토벤」의 『영웅』에 기대를 건다.

<「테크닉」을 초월한 우아한 분위기에 감명>정희석(연세대 음대 교수)
역시 「비엔나」의 독특한 특성을 마음껏 발휘해주었다.
독일·「슬라브」계통과는 달라 박력감은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음악이 그럴 수 없을 만큼 우아했다.
미국 「오키스트러」등의 「메커닉」한 연주에 비해 「비엔나·필」은 그 「테크닉」을 초월해서 음악적 우아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우리 음악 「팬」에게는 처음 대하는 좋은 연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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