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실업고 특차 선발|질 향상 위해 인문계 보다 우선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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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번 고교입시제도 개혁안에서 실업계 고등학교선발문제는 인문계고교선발문제와 별개로 구분,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러져 관심을 모으고있다.
침체되고 낙후된 실업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의 방침은 크게 나누어 실업계고교의 특차선발, 인문계와의 별도배정 등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특차선발의 경우는①실업계고교를 일반고교와 같이 학군별로 나누어 놓고 연합고사에 합격한 학생가운데 배정에 앞서 그 학군내의 실업고교에 다시 지원 응시케 하고 합격될 경우에는 배정에서 제외하는 방법과②실업계학군을 시·도 단위로 하여 연합고사합격자가 학군에 구애되지 않고 그 지역 안의 실업계학교에 배정케 하는 방법 등이 고려될 수 있다.
특차선발이의의 별도배정은 시·도별, 학군별로 실업계 고교지원자를 모아 실업계고교별로 인문계고교와 별도로 시험 없이 배정하는 방법이다.
특차선발은 해방 후 사범계 부속중학교와 일부실업계 중학교에서 실시했던 것으로 6·25전까지 계속, 우수한 학생을 1차 입학시험 전에 뽑아 성공한 예가 있다.
별도배정방법은 군경유자녀며 지체부자유아의 배경에서 사용되어왔다.
이 같은 실업계 고교진학자의 별도선발문제는 지금까지 학부모와 학생들이 인문계고교만에 집착하고 실업계 고교를 외면, 실업계 고교의 질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
현재 실업계고교는 농고·공고·상고·실고·종고·수산고·해양고·수고 등으로 나뉘어 전국에 5백39개교나 되고 학생수도 36만2백75명에 이르러 인문계고교의 4백3개교 36만9천5백8명에 비해 학교 수는 많고 학생 수는 비슷하지만 그 규모와 중요성에 비해 시설과 실력 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대학입학예비고사에서 합격률이50%가 넘는 실업계고교가 절반도 되지 않는 것으로 게 알 수 있다.
실업계고교진학자의 별도 선발은 외국의 경우 그 예를 찾아보기 어렵다. 단선형 교육제도를 택하고있는 미국·일본의 경우는 실업계고교가 거의 없고 고등학교 안에 보통교육을 실시하는 학과와 직업교육을 주로 하는 학과가 공존하고있어 실업계고교는 보기가 어렵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도 보통과정과 직업과정을 졸업하는 학생에게 대학에의 문호는 동등하게 열려있으나 「칼리큘럼」인 관계로 직업과정을 끝내 그 대학에 진학하기는 극히 어려운 것으로 지적되고 있으며 직업과정을 이수해도 생산기술교육이 제대로 되지 못해 실업고교를 독립시켜 설치해야한다는 주장이 상당히 일어나고 있다.
복선형을 택하고 있는 서독·「프랑스」에서는 인문계의 경우 8년제인 국민학교의 4년 과정을 마치고 바로 9년 재「김나지음」에 입학하고 실업·기술계 「김나지움」은 국민교5년 또는 6년을 마치고 응시하게 되어있다.
영국은 만11세가 되면 인문계인 「그래머·스쿨」, 기술계인 「데크니컬·스쿨」종합계 학교인 「모던·스쿨」등으로 나뉘어 진학하게 되어있으나 입학시험상의 차이는 없다.
이밖에 사회주의제국의 중학교까지의 의무교육을 끝내면 2년제 고교나 기술학교에 들어가게 되나 기술학교는 대부분이 입학시험 없이 그대로 들어가고 있다.
이상 외국의 예를 보아도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실업계고교별도선발방법은 우리나라 현실에 맞도록 창안된 것이라 하겠다.
현재 실업계고교졸업생에게는 병역장의 혜택이 주어지고 있고 농고출신은 동일 계 대학에 응시할 때 정원의 10%이내에서 특혜입학 할 수 있는 등 특전이 주어지고 있으며 앞으로는 공고·상고 등 졸업생에게도 대학입시장의 특전이 고려되고 있으나 이 같은 특혜가 근본적인 실업계 교육장려 책이 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별도선발방법이 대두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느 형태의 별도선발방법을 채택하더라도 또 다른 문제점은 남아있다. 가장 큰 문제점은 별표에서 보듯이 실업계고교의 지역적 안배가 되어있지 않다는 점이다. 서울의 경우는 농고가 1개교밖에 없고 수산·해양 계 고교는 1개교도 없다. 부산의 경우는 농고와 예고가 없다. 이런 계통의 실업고교에 지망자가 많을 경우 배정하는데 난점이 뒤따르게 될 것이다.
이 경우 국가가 지원자에 맞추어 고교를 신설하는 방법도 해결책의 하나가 될 것이다.
다음으로는 지금까지 인기가 없던 실업계고교에 지원자가 정원에 미달하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경우는 특차선발의 경우는 학교별로, 인문계와의 별도배정의 경우는 계열별·지역별로 문제가 될 것이다.
같은 실업계 고교라도IDA차관사업으로 세워진 용산공고나 역사가 오래된 서울공고 등에 비해 사립신설실업계고교의 시설이 크게 낙후되어 있는 현실에서 실업계고교간의 시설평준화문제가 새로운 문제점으로 등장할 것은 확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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