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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달에 쏜 건 '초정밀 타격기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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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 셋째)과 리커창 총리(오른쪽)가 15일 밤 베이징 우주비행통제센터를 방문해 달 탐사선 창어 3호를 성공적으로 발사시킨 과학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날 시 주석은 2017년 전까지 달 착륙 및 지구로의 귀환 임무를 맡을 창어 4, 5호 발사 계획에 대한 보고도 받았다. [베이징 신화=뉴시스]

중국의 달 탐사선 창어(嫦娥) 3호가 14일 달 착륙에 성공하면서 중국판 ‘서지컬 스트라이크(surgical strike·외과수술식 초정밀 타격)’ 기술이 완성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홍콩의 대공보(大公報)는 16일 “달 착륙은 우주공간 초정밀 제어 기술 없이는 불가능하고, 이로써 중국은 서지컬 스트라이크 기술 측면에서도 미국과 패권을 다투게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중국은 우주공간에서 위성까지 정밀 타격하는 기술이 진일보해 미국을 바짝 추격하는 형세가 됐다는 게 이 신문의 분석이다.

 위성 타격은 서지컬 스트라이크 기술 중 최고 난도에 속하며 전쟁 발발 시 적국의 위성을 타격해 위성항법 시스템을 마비시키는 역할을 한다. 중국은 2007년 쓰촨(四川)성 시창(西昌) 위성발사센터에서 위성 공격용(anti-satellite·ASAT) 탄도미사일로 530마일(약 853㎞) 상공에 떠있는 자국의 낡은 기상위상을 격추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당시 기술은 노후한 위성에 대해 지상에서 궤도를 조절하면서 이뤄진 격추여서 미국의 타격 능력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그러나 이번 창어 3호에 적용된 기술은 80%가 미국도 시도하지 않은 중국의 독자적인 것이라는 게 항공우주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첫 달탐사 차량인 ‘옥토끼’(玉兎·중국명 ‘위투’)호는 100% 중국 기술로 제작한 것이다.

위투가 15일 달 표면에서 작업하는 모습을 창어 3호가 촬영했다.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가 눈에 띈다. [신화=뉴시스]

 전문가들은 우선 중국의 원격제어 기술이 크게 발전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구에서 38만㎞ 밖에 있는 달에서 위성과 달 탐사 차량을 완벽하게 제어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주공간에 존재하는 수많은 방사선과 전파 간섭을 극복하고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위성을 제어했는데 이것은 바로 우주공간에서의 대(對)위성 정밀제어 능력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또 평평한 지역에 정확하게 착륙하려면 3차원 지면 각도 측정 등 초정밀제어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이에 성공했다는 얘기는 대위성 무기의 정밀 비행과 타격 기술이 확보됐다는 것을 뜻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기술은 곧바로 모든 종류 미사일의 정확한 유도영역·정밀비행·정밀타격 능력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1999년 코소보 전쟁 당시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연합군 전투기들이 50여 개 위성을 활용해 지상목표물에 정밀타격을 가하자 충격을 받았고 달 탐사를 통한 서지컬 스트라이크 기술 확보를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달 착륙 시 정확한 분사식 추진 기술은 전투기의 기동성과 수직 이착륙 기술에 활용될 수 있다. 옥토끼호의 태양전지 기술은 그대로 민간에 전수돼 산업화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15일 밤 베이징(北京) 우주비행통제센터를 방문해 창어 3호의 달 착륙 성공을 축하하고 2017년 전까지 달 착륙과 지구로의 귀환 임무를 맡을 창어 4, 5호 발사 계획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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