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재교수 귀국보고 강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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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여성저축생활 중앙회」는 지난 30일 교환교수로 미국에서 강의하고 온 이현재교수(서울상대)를 초빙, 「바람직한 우리 주부들의 가정관리 방향」이라는 제목의 강연을 풀었다.
다음은 그 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가정 경제생활은 크게 보아 「안정」과 「풍족」이라는 두개의 목적을 갖는다.
주부가 그런 목적이 충족된 가정경제를 이룩해 나가려면 다음과 같은 방향을 생각할 수 있다.
그 하나는 주어진 소득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말하자면 소극적인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적극적으로 소득을 증대하는 방법이다.
구미 선진국과 우리나라의 가정을 비교해 보면 우리가정 경제에서 고쳐나가야 할 몇가지 점들을 발견하게 된다.
먼저 가계의 계획화에 대한 부족이다.
우리는 생활의 계획화를 기하기 위하여 이미 꽤 오래전부터 가계부를 쓰고 식단을 작성해왔다.
그러나 그것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사전계획의 강력한 실천과 사후의 반성, 그리고 다음말을 위해 참고로 한다는 가계부 본래의 목적이 반드시 지켜져야 할 것이다.
선진국의 경우 빈부의 차이에 관계없이 식비가 비교적 고정적인 것은 주목할만한 일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식단의 간소화는 시급히 필요한 것이며 식생활 개선을 위해서는 분식의 주식화를 위한 전문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둘째 관혼상제에 따른 비용과 선물, 방문 등 사교적인 지출을 줄이는 문제가 있다.
선물은 예의나 마음의 표시에 그치는 것이어야 하겠는데 지나친 선물을 주고받음으로 해서 부담의 악순환을 초래하는 것은 우리생활의 폐단 중의 하나이다.
다음 목돈 사용에 신중하다는 것도 선진국주부들에게서 본받을 점중외 하나이다.
미국의 경우 일반가정 생활에서 1백「달러」짜리 돈을 사용하는 것은 거의 예의적인 사건에 속한다.
우리생활에서 목돈 지출은 대개 사전에 계획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구나 가계의 안정을 해치는 원인이 된다.
마지막으로 임시 소득을 적절히 이용하라는 것이다.
보통 경상수입외에 생긴 수입은 소홀히 하여 낭비해 버리는 경우가 많으나 그때마다 그것을 적절히 이용하여 저축한다면 생활향상의 착실한 터전이 될 것이다.
아울러 이것은 건전한 근면정신과도 연결되는 것이다.
앞날의 안정된 생활을 위해 꾸준히 하루하루 노력하는 구미주부들의 태도는 일확천금을 꿈꾸며 실제로는 무위에 빠지기 일쑤인 우리들의 생활태도와 퍽 대조적인 것이다.
오늘날 그들이 노리고 있는 번영의 밑바탕은 바로 주부들의 이런 태도에서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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