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모그, 시민43% 건강에 이상생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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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스모그/사진 신화사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 대도시 시민들 중 43%가 스모그로 인해 건강상에 이상이 생긴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 스모그가 심해지면서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등 주요 도시에서 호흡기 및 심혈관 계통의 건강 이상률이 현저히 높아졌다고 중국 경화시보가 15일 전했다. 중국의사협회와 베이징시건강보장협회 등이 14일 주최한 '건강관리건강보험 국제고위포럼'에서 3년동안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지 호흡계통, 심혈관계통의 환자들이 급속히 늘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조사결과는 중국의 주요 20개도시 68만명의 건강검진결과에 따른 것이다.

또한 조사대상 도시 주민의 43%가 호흡곤란, 피로, 현기증, 심장 박동 문제 등의 이상증세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베이징시건강보건협회는 호흡기계통 건강 이상률이 높아진 것은 PM2.5 수치 증가 등 공기 질 악화가 주요 원인이라면서 스모그가 심한 날은 실외활동을 자제하는 등 개인위생에 신경써야 한다고 밝혔다.

초미세먼지는 다른 먼지와 달리 코털과 기관지섬모를 거치지 않고 폐포에 흡착된다. 미세먼지가 폐에 축적되면 기관지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 호흡기질환에 걸리고 면역력도 떨어지게 된다. 이미 호흡기질환이 있었던 사람은 증상이 악화된다. 미세먼지의 독성물질은 모세혈관에도 파고들어 혈액의 점도를 높이면서 심장혈관에 악영향을 미친다. 호흡기질환자가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콧물, 재채기, 코막힘 증상이 심해지고 기침과 객담이 증가하며 호흡곤란 증상도 심해진다.

이날 포럼에서 인민해방군309병원의 한 정신과 의사는 도시의 스모그현상은 시민들의 심리상태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는 주제로 발표를 했다. 그는 "사람은 마스크를 끼면 심리가 불안해 진다"며 "미간을 찡그린채 마스크를 끼고 급하게 걸어가게 되면 심리상태가 조급해진다"고 말했다. 외부활동을 자제해야 하는 상황이 잦아지면, 시민들은 우울해지고 정신적인 문제가 생겨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했다.

이에 앞서 지난 11월에는 중국기상국과 중국사회과학원이 함께 '기후변화 그린북 : 기후변화대응보고'를 발표해, 스모그가 사망률을 높이고 만성병, 호흡기 및 심장계통 질병을 악화시키며 생식능력과 면역체계에도 악영향을 준다고 경고했다. 중국에서 스모그 발생 지역은 갈수록 확산하고 있으나 중국 당국은 획기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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