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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사회 문제|【사이공=신상갑 특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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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전후 월남 정부가 부닥쳐야 할 가장 큰 과제는 경제 건설에 있음은 다툴 여지가 없으나 피난민 문제 등을 내포한 사회 문제도 중요한 「이슈」의 하나로 등장할 것이 틀림없다. 사회 문제의 복잡성과 어려움에 비하면 문화적 측면의 과제는 훨씬 수월할 듯하다.

<고아·혼혈아가 약 10만>
전후 월남의 해결을 기다리고 있는 사회 문제는 ⓛ약 1백만에 달하는 피난민 문제 ②40만 에 가까운 상이 군인 문제 ③10만으로 추산되는 실업자 대책 ④수만에 달할 전쟁 미망인 문제 ⑤10만에 이르는 전쟁 고아 및 혼혈아 문제 ⑥마약 일소 문제 등을 열거할 수 있다.
문화적 복구를 요하는 것은 월남의 옛 왕도 「후에」의 고적 복원·보수, 이 나라 최북단에 자리잡은 「쾅트리」성의 성도「쾅트리」시의 문화재 복구, 「크메르」와 접경한 「빈롱」성의 성도 「안록」의 문화재 복원, 중부 월남의 옛 「찬파」 제국의 유적 보수, 중부 고원 산악 민족의 유형·무형문화재 보존 문제 등이다.
사회 문제 중 가장 골치 아픈 것은 피난민 문제.
미군의 개입으로 전쟁이 본격화한 65년부터 73년까지의 8년간의 월남 전쟁으로 약 1백만 명의 피난민이 생겼다. 이들은 월남 내의 농어촌·산악 지방에서 공산주의를 피해 도시로 집결한 피난민이며 특히 72년3월31일의 월맹 군대 공세이래 그중 대부분의 피난민이 발생한 것이다. 1백만명의 피난민의 귀향 및 재정착 계획은 월남전 준비 계획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문제의 하나이며 월남 경제 4개년 개발 계획에서도 중요 과제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다.
전후 복구 계획의 자금 규모·염출 방법 등 세부 사항이 마련되지 않고 있어 아직 월남 정부는 피난민 정착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지 못하고 있으나 월남 제2의 도시 「다낭」 및 구왕도 「후에」에 난민 집단 수용소를 만들어 고철 수집 같은 생업에 종사시킬 계획도 하나의 시안으로 나오고 있다 한다. 현재 피난민들은 「사이공」을 비롯, 「다낭」·「나트랑」·「미토」·「플레이쿠」 등 성도와 기타 중소 도시에 몰려 있다.
두번째 사회 문제로는 상이 군인 대책이 있다. 72년 말 현재 부상한 군인수가 41만7천여명으로 당국에서 추계 되고 이중 상당수가 불구 상이 군인일 것은 분명하다. 신체 일부의 절단 수술을 받은 숫자가 약 10만명은 되리라고 보고 있다.
월남 정부 기구 안에 재향 군인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성이 있어 이들의 원호 대책 및 직업 훈련·직업 보도에 고심하고 있으나 재원이 부족한데다가 전쟁 미망인, 기타 전사자 가족 등에게도 지원을 해야하기 때문에 상이 군인 원호에 만전을 기하기 어렵다고 한 관계 관리는 고충을 털어놓았다. 상이 군인들은 상처의 경중에 의한 등급에 따라 정부로부터 생활비를 보조받고 있다.
72년도의 원호성의 예산은 5천5백만 「달러」로서 국방 예산의 약 10분의 1이나 되었다. 앞으로 원호성은 미국 원조와 정부 지원으로 이들의 생활 대책을 위해 직업 보도 훈련과 직업 알선 계획을 강화하려하고 있다.

<실업자 대책은 덜 심각>
세번째가 실업자 대책. 월남은 열대 국가로 겨울 걱정이 없고 천혜를 많이 입고 있는 관계로 기본적인 최저 한도의 의식주는 보장이 되어 있기 때문에 『가난하다』는 개념도 한국과는 다르다. 따라서 완전 실업자 문제 같은 것이 그리 심각하지 않다.
그러나 한때 50만을 넘던 미군의 각종 기관, 미국의 관련 업체에서 일하던 월남인들은 미군 철수, 미국 업체의 철수로 실업자가 됐다. 그 숫자가 어림잡아 10만명. 그들의 가족까지 합치면 50만명쯤 된다.
전후 복구 계획에 있어 한국과 같은 제3국인의 기술자의 참여 전망이 그리 밝지 못한 큰이유의 하나는 월남 정부가 10만 실업자의 취업을 위해 외국인의 입국, 취업 허가에 강력한 통제를 가할 것이라는데 있다.
네째가 전쟁 미망인과 그 가족 대책.
72년 말 현재 월남군 전사자 수가구 약 15만8천명으로 추산됐다.
원호성에서 원호금을 지급하고 있으나 생활비에 부족한 실정이다. 각자가 각종 생업에 종사하고 있다. 월남에서는 여자가 청소부·미장이·「트랙터」 운전사 등 한국서는 주로 남자들의 독점 분야인 직업에까지 종사하고 있다.

<마약 밀매 근절 안돼>
다섯째가 전쟁 고아 문제. 전쟁 고아는 약 2만명으로 추산된다.
미군과 월남 여인과의 사이에 난 약 1만5천명의 혼혈아 대책도 시급하다. 혼혈아 중에서도 흑인 군인과의 사이에 난 흑인 여아의 문제가 복잡할 듯하다. 너무나 뚜렷이 구별되기 때문인 듯. 곳 이들은 정부나 각종 종자 단체에서 경영하는 고아원에 수용돼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월남은 비교적 인종 차별이 없고 월남 여인들의 모성애가 강해 혼혈아는 어머니의 손에서 대부분 양육되고 있어서 다른 미군 주둔국에서처럼 그렇게 심각한 문제가 아닌 것이 다행이다.
여섯째가 마약 밀매 문제. 과거 미군을 상대로 하던 마약 밀매 조직이 미군이 떠나간 다음에도 근절되지 않고 있는데 이들이 민간인을 상대로 밀매를 계속할 위험이 상존 한다.
마약은 비교적 구하기 쉽고 값이 싸다는 점에서 과거 미군들을 무척 유혹했었다. 월남 정부는 마약 「루트」를 봉쇄하고 이를 퇴치하는 정책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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