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어진 삼호방직 대전공장 쟁탈전|재무부의 대전융자조건거부로 신발수조서 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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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삼호방직 대전공장을 에워싼 합동방직·신발류조합 및 재무부사이의 복잡한 삼각관계는 한마디로 면방 호황이 유죄.
당초 재무부는 삼호방직 대전공장·대구공장과 한일은 관리의 내외방적을 한꺼번에 묶어 방협에 떠맡기기로 하고 방협 측과 구체적인 인수협의에 들어갔으나 방협 측은 상당히 배부른 흥정으로 나와 인수조건의 완화를 주장했었다.
결국 채권은행이 손해를 안보는 선에서 값을 정하되 방협의 인수대전은 5년 거치 8년 상환정도의 조건으로 은행융자를 해준다는 것으로 타협되었다.
방협은 골치 아픈 부실 기업을 인수키 위하여 합동방직을 공동출자로 만들었는데 실질적으로는 대한농산「그룹」의 박용학 사장이 주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케줄」에 따라 합동은 삼호 대구공장을 22억원에, 내외방적을 18억원에 각각 인수했다. 그러나 3개 공장 중 가장 시설이 좋은 대전공장인수에 복병이 뛰어든 것. 당초 대전공장의 내정가격은 34억원 이었으나 법원경매에서 신발류 수출조합이 42억 1천만원을 써내어 낙찰시켜버린 것이다.
신발류 수조 측은 낙찰만 되면 그 대전을 합동과 같은 조건으로 융자해 주리라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재무부는 계속 3개 공장을 묶어 합동에 넘긴다는 방침을 고수, 신발 수조 측에 은행융자를 한사코 거부했다.
신발류 수조가 대전공장을 가지려는 것이 신발제조에 필요한 원료를 확보하려는 것이라면 재무부가 원료공급을 보장하겠다고 까지 설득했다.
지난 11월 22일 법원경매 때 보증금으로 1할을 냈기 때문에 나머지 37억8천9백만원을 25일까지 현금으로 내야한다. 그러나 일시불로 그만한 돈을 내기란 불가능하다. 은행융자의 길을 막음으로써 합동인수의 방향으로 유도한 것이다. 그 동안 수출과 고가매입이란 명분을 내세워 갖은 교섭을 벌이던「신발수조」측은 은행융자가 불가능함을 깨닫고 23일 대전공장의 포기통고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포기에 따른 여러 손실은 합동 측이 적정한 선에서 보상토록 양해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발수조가 대전방직을 포기함으로써 합동 측은 늦게나마 대전·대구·내외방적을 일괄 인수한다는 당초 계획을 달성하게된 셈.
결국 재무부와 합동 측의 사전계획을 모르고 뛰어든「신발수조」측만 그 동안 골탕을 먹었다고 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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