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서 유행하는 긴장해소의 오락|조각그림 맞추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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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직장에서 하루종일 격무에 시달리다 집에 돌아왔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족이나 친구들과 한잔의 차와 봉화를 나누는 것으로 낮 동안의 피곤과 긴장을 풀곤 했다.
그러나 이게 사람들은 자신의 피곤을 푸는 일에 타인을 동원하는 일 따위는 않으려 한다.
최근 구미에서는 이같이 긴장을 해소하는 오락수단으로 조각그림 맞추기가 크게 유행되고 있다. 이 조각그림 맞추기는 어린이들 사이에서는 오래 전부터 알려져 온 것으로 지능개발이 문제되는 연령에 이르면 어떤 어린이 건 한번쯤 가지고 놀게되는 장난감의 일종이다.
어떻게 하여 이 어린이의 놀이가 어른의 피로회복제구실을 하는가에 대해서는 많은 의견이 있다.
우선 이「게임」은 혼자서 하는것으로 약간의 시간적 여유와 조용한 분위기를 요한다. 분주한 생활과 복잡한 환경 속에 사는 직업인이면 누구나 바람직한 조건이다.
다음 이「게임」은 약간의 인내력 외에는 별로 요구하는 것이 없다. 그러나 「게임」의 성취도는1백%여서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힘들여 일해도 그 성과가 시원치 않게 나타나며 발전도 없는 직장인들에게는 대단한 만족감을 주는 일이 된다.
따라서 항상 분주한 생활로 조용히 생각할 여가가 없는 영화배우·가수·「세일즈맨」·정치인들에게는 「자기재발견」의 기회를 주고 욕구불만과 의기소침의 「샐러리맨」들에게는 『높은 성취감과 만족감을 줄 수 있다』고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즉 절대적인 완전함이라든가 성취가 있을 수 없는 우리들의 현실생활과는 달리 이 조각그림 맞추기는 조금만 인내를 갖고 노력하면 틀림없이 완성된 모습을 우리 눈앞에 보여주며 그 완성은 곧 자신의 능력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라는 만족감을 개개인에게 가져다 주기 때문에 그토록 인기가 있다는 것이다.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 사이에서 이 조각그림 맞추기 놀이가 급증하자 구미의 장난감 「메이커」들은 수요에 맞는 공급을 채우지 못해 즐거운 비명을 올리고 있는데, 미국의 한 공장에서는 하루에 1만2천별을 생산, 연3백만 벌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어른들을 위해 특별히 2∼3천 개까지의 조각그림을 이어 맞추도록 한 것이 나오기도 하는데 주제 또한 시대감각에 예민하게 맞추어 『달 여행』과 『우주 속의 지구』등을 다룬 것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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