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만의 교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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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71년 가을 「유엔」에서의 축출, 작년9월29일 대일국교단절등 정치적 격변을 겪었어도 대만은 의연히 안정된 바탕위에서 경제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유엔」에서 축출될 것을 예견한 중화민국정부는 6개월전부터 국민에게 주는 심리적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계몽 운동을 폈고 대일단교후에도 대일경제적보복조치는 취하지 않은채 상처를 달래는데 동요하지 않았다.
국제정치에서의 고립을 경제번영으로 극복하려는 것이 대만의 자세이며 이는 대일단교후 장경국행정원장의 6개항지시에서 표현됐다.
이6개항 지시는 ⓛ민간투자를 장려하여 경제성장을 지속하고 ②대기업의 독주를 막고 중소기업을 육성하며 ③정부와 민간의 공동투자를 확대하고 ④전략산업을 육성하고 생산증대를 적극화하며 ⑤기계공업을 중점적으로 기르고 ⑥관·민공동무역기구를 육성, 자립경제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만은 『장경자강』(스스로 힘을 길러 강해진다)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적극적인 경제외교를 전개하고 있다.
대만은 53년부터 경제건설 4개년계획을 계속적으로 추진, 고도성장을 해왔으며 국제정세가 변화하자 다시 대만지구장기경제발전계획(71년∼80년)을 세워 장·단기계획이 서로 보완토록했다.
대만과 일본의 국교단절은 대만경제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않았다.
그것은 어디까지나·정치적인 문제일뿐 경제적인 유대관계는 그대로 지속되고 있다. 52년부터 71년까지 대만의 외국인투자는 6백31건에 5억2천1백36만2천불에 달하고 있으며, 일본은 이중 4백4건에 1억1백40만1천불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대만은 가까운 거리에 있는 일본의 투자를 받아들여 생산기술을 습득하고 경제발전을 도모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원자재의 대일의존도가 높아 71년중 수입액 18억4천4백만불중 대일수입이 7억7천만불이나 차지하고 있고, 반면 수출액은 2억7천만불정도밖에 안되고 있는 것처럼 장기적으로는 경제예속관계가 이루어질 것을 우려하여 수출입시장다변화를 기도하고있다.
즉 작년부터 2만불이상의 기계류부터 시작하여 원자재의 수입을 구미시장으로 서서히 돌리고 있다.
일본의 「매스컴」은 이것을 대일보복이라고 보도하고있으나 사실은 대일무역 역조를 시정하자는 대만의 전진적인 자세이며 대만경제가 수출주도형이므로 불가피한 조치라고 해석하는 것이 온당하다.
사실상 대만에서는 일본인이 떠든것처럼 일본인재산동결 같은 비겁한 수단을 쓰지도 않았으며 오히려 주4원칙에 매달려 약삭빠르게 대만·한국에서 빠져나간 일본 풍전자동차가 다시 새로운「파트너」를 찾아 헤매는 형편이다.
왜냐하면 대만「유룽」자동차와 합작한 「닛상」(일산)자동차가 계속 성업중이고, 전풍전의 합작선이던 「리오」자동차는「포드」와 제휴하여 끄덕없이 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대만은 자국의 필요에 의해 일본과의 경제관계지속을 희망하고있지만 일본이 일방적으로 빠져나간다해도 (사실상 국교단절후 철수한 기업은 없다) 구미의 자본이 즐겨 상륙할수 있는 경제여건이 마련되어 있음으로써 우려할 바가 없을 것 같다.
대만은 ⓛ환률이 51년간 40원대1불로 72년중 소비자물가가 2·6%상승이라는 안정상태에 있고 ②약2천만명의 화교가 해외에서 중계역할을 하면서 12년말 현재 3억불에 달하는 본국투자로 돕고있으며 ③농산품을 적정가로 수출하여 농업정책을 성공시키고있고 ④생산간접비가 없으며 ⑤정부가 중앙신탁국(관영물자조달), 대만성물자국(민수물자조달)을 통해 물자수급을 철저히 조절함으로써 사회안정을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행정능률의 향상을 기하는 방안으로는 행정공무원의 빈번한 이동을 없애고, 대부분의 행정처리를 하급공무원전결제를 통해 위임하고있다.
중화민국정부가 행정력강화에 역점을 두는 것은 작년에 중공에서 2만원어치의 마약을 밀수입한 선장을 사형시킨 것이라든지 3천원을 수뇌한 공무원을 5년금고형에 처한 사례가 잘 말해주고 있다.
이같은 경제적 번영추구결과 대만의 72년중 무역규모는 중공의 40억불을 훨씬 능가하는 60억불(1억불의 이자예상)에 달한것으로 추계되며 1인당 국민소득은 71년의 3백68불에서 72년은 4백불선에 도달할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대만은 앞으로 중화학공업(종태제철·기계공업·전자공업·석유화학)을 적극 추진한다는 경제목표를 한국과 똑같이 설정하고 있어. 선의의 경쟁국으로 등장하게될 전망이며 그런뜻에서 대만이 주고있는 교훈은 의의가 크다.

<차례>
ⓛ천연의 혜택이 준 나태벗어
②선진자본의 진출과 현지 반응
③반일본운동의 허실
④한국의 무역및 경제진출방향
⑤대만의교훈
⑥동남아의 미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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