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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통신대학1주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서울대부설 한국방송통신대학이 불원 발족1주년을 맞이한다. 오늘날 세계교육사조의 가장 두드러진 조류라 할 『생애교육』의 이상에 조금이라도 가까이 가면서 한국적인 실정에 맞는 대학확장운동의 실험적 「프로젝트」였다고 할 수 있는 이 대학은 그동안 별다른 사전준비도 없이 창졸지간에 발족한 교육체계 치고서는 이미 많은 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교육적성과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므로 이제 그 1주년을 맞이하면서 문교당국자와 동대학 관계자들은 그동안에 집적한 귀중한 자료들을 활용하여 많은 부문에 걸친 개혁에 착수하여야 할 것이다.
우선 이미 1세기 가까운 오랜 통신교육제도 또는 방송·통신수단을 통한 교과운영의 경험을 가진 「유럽제국」이나 인국일본등에 있어서조차도 이 종류의 교육형태를 그 나라 정규교육기관 하나로 맞아들여 그에게 정당한 지위를 주기까지에는 상당히 오랜 기간에 걸친 준비와 많은 교육준비를 전제로 했던 것임을 상기해야 한다.
주지하는바와 같이 방송통신교육제도의 운영방법은 전통적인 정규교육기관과는 전혀 그 유형을 달리하는 것이다. 전국에 흩어져 살며 그 출신경력조차 천차만별한 피교육자들에게 고등학교과정이건 대학과정이건 또는 단순한 성인교양과정이건 간에 정규학교에 못지 않게 높은 질적 수준을 견지하면서 더욱 효과적인 교육을 실시하려는 것이 이 형태의 교육체계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영국의 「오픈·유니버시티」의 경우, 학생들은 인문·사회·수학·과학·공학등 기초자료를 이수하기 위해서만도 통신교재는 물론, 서면을 통한 과제·질의, TV·라디오방송, 참고서적, 하계학교에서의 출석수업, 가정용실험실습기구의 대여, 각 지역별「스터디·센터」의 설치운영, 개인별지도교수의 면접지도, 학생신상문제상담기구설치등 정규교육기관이상의 막대한 투자를 전제로 하고 있으며, 그밖에 BBC안에 특별한 제작부서를 두어 방송교육의 시청각적 효과를 최대한으로 올리는데 수백명의 전담직원이 활약하고 있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
이와는 또 다른 관점에서 소련을 위시한 공산권제국내에서 실시되고있는 철저히 관리된 산학일체식 교육방식등도 우리로서는 당연히 참고할만한 것들이다.
이렇게 볼때 우리나라 방송통신대학이 따로 이 전임교수의 배치하나 없고 학생들의 수업료수입(72년=약1억2천만원)보다도 훨씬 적은 예산(약9천만원)을 가지고, 운영되고있다는 것은 그 기본자세부터서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한국방송통신대학의 지난 1년간의 발자취를 되돌아 볼 때 5개학과 학생정원 1만2천명에 대하여 최초의 지원자가 5만5천여명에 달했으며 그동안 두번의 등록과 시험을 거쳐 마지막까지 정상적인 이수를 행하고있는 학생수가 7천9백명선을 지키고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사실이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동안 휴학하거나 미등록한 학생수 약4천l백50명(34.5%)이라는 숫자는 이 대학이 지향하고 있는 질 높은 교육의 실시라는 이상이나, 또는 학생들의 특수사정에 비추어 보면 외국의 통계에 비추어 보아도 아직 높은 향학열의 소치라 보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세계의 추세를 보건대, 방송통신교육제도는 결코 정규교육기관의 대용물의 위치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그것은 대학확장과 생애교육의 이상이라는 시대적 요청에 비추어 전혀 새로운 형태의 교육기관으로 보아야하며, 그곳에서 실시되는 교육의 질은 그 자격에 구애됨이없는 입학허가조건에도 불구하고 정규학교이상의 것이 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여기 이같은, 이를테면 혁명적인 교육제도를 운영하기 위한 관계당국자 및 사회일반의 사고방식전환과, 이에 부합한 재정적·행정적 지원대책이 불가피하게 요청되는 것이라 하겠다. 학생1만4천명을 교육하기 위한 영국의「오픈·유니버시티」가 1천4백명의 전담직원과 4백만「파운드」(약20억원)의 예산을 쓰고 있으며, 불원 발족단계에 들어선 일본의 같은 대학이 초년도예산으로 약20억「엥」을 계상하고 있는 것은 결코 남의 일만은 아니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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