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을 이긴 기업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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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경기가 일반적으로 침체하는 과정 속에서도 이를 훌륭히 극복, 번영으로 이끈 기업들이 적지 않다. 어제로써 연재17회를 마친 본지2면 특집『불황 속의 호경기』의 모든 실례들은 그들이 성과를 거둔 원인을 제시 해주고있어 이를 정책 추진의 자료로 삼는 것은 매우 가치 있는 일이다.
본지에서 거론된 16개업종이 불황을 극복하게된 이유는 다양하다 하겠으나 이를 크게 나누면 ①수출호조 ②새마을사업의 여파 ③국내소비의 개발이라는 세「그룹」으로 분류할 수 있다. 즉 수출호조로 불황을 극복한 업종은 16개조사대상중 무려 11개업종이나 되어 전체의 70%나 점하고있다.
또 새마을사업 조경사업 등 재정활동의 여파로 호경기를 누린 업종은「시멘트」「슬레이트」「페인트」등 업종이며 국내소비를 성공적으로 개발하여 호경기를 누린 업종은 3개 업종에 불과하다.
따라서 탈 불황의 주요원인은 수출에 있다해도 결코 지나친 말은 아니라 하겠는데, 다시 이 수출호조의 원인을 보면①내수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것 ②국제적인 수요증대에 기인한 것 ③선진국산업의 사양화에 따른 것 ④우발적인 것 등을 손꼽을 수 있다. 그러므로 수출증대로 호경기를 누린 업종도 크게 나누어 수량경기형과 가격경기형으로 구분 지을 수 있다.
이른바 내수판매부진을 극복키위해서 수출증가를 시도한 업종에서는 수량경기를 누리기는 했으나 내수판매의 이득으로 수출적자를「커버」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채산성 면에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반면, 국제수요의 호조에 따라서 호경기를 누린 업종은 가격경기에 힘입어 양적 확대에 따라서 채산성도 크게 호전되고 있다. 이러한 수출증대의 두 가지 측면은 앞으로의 경제정책, 특히 수출「드라이브」정책추진에 있어 귀중한 자료가 될 듯 하다.
우선 국내경기를 억압하면 수출은 자동적으로 늘어난다는 경제원리가 우리의 경우에도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불황정책을 통한 수출촉진에 있어 문제가 되는 점은 이른바 가격차별정책과 채산성의 악화라 해야할 것이다. 이 두 가지 문제점은 초기수출단계에서는 일반적으로 경험하는 통례라 하겠으나 문제는 수출신장과 더불어 그러한 모순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있다.
가격차별정책과 채산성악화에는 스스로 한계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생산성향상으로 극복할 수 있어야만 불황으로 시발된 수출증대는 비로소 정상수출의 신장으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선진국산업의 사양화나 국제수요의 증가에 따른 수출증대는 가장바람직한 것이나, 이 경우에는 그 시한성을 좀더 면밀히 관찰해야한다. 국제수요추세는 때때로 변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경우에는 고도의 시장정보와 수요예측이 뒷받침되어야만 불 측의 피해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국제적인 사양산업화에 따른 수출호조의 경우에는 범세계적인 산업구조변화를 충분히 분석하여 대응해야만 「타이밍」이 맞아서 우리에게 유리하게 된다.
「타이밍」을 잃은 사양산업을 유치하게 되는 경우에는 오히려 자본낭비를 자초한다는 점에서 사양산업유치를 통한 수출촉진은 매우 기동성 있는 것이어야 할 것임을 강조한다.
끝으로, 새마을 사업 등에 따른 호경기업종은 매우 국한된 것이기는 하나 농촌사업과 공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경우 여러 면에서 매우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표본을 이에서 찾을 수 있다.
이 같은 방식으로라도 도시와 농촌을 효과적으로 연관시켜 국민경제의 이중구조화를 예방하는 방안이 보다 합리적으로 수립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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