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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과 직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내 여자친구 중의 한 사람이 얼마 전 한국 학생들에게서 이러한 질문을 받았읍니다.
『어느 대학에서 공부했읍니까? 』 그 친구는『나는 대학에 다니지 않았어요 하고 대답했읍니다. 그러자 놀라움에 찬 소리가 흘러 나왔읍니다.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이 질문을 되풀이 했읍니다. 내 친구는 PR전문직업 교육을 받았읍니다. 보수도 상당 직업입니다 『내가 대답을 틀리게 했던가? 학생들이 모두 나를 의아스럽게 쳐다보았으니 말이에요.』
사실 독일에서라면 이와 같은 질문이 있을 수가 없읍니다. 대학의 강의실에 자리를 잡고 있는 여성이 꽤 많지만 그들이 하나같이 생각하는 것은 어떠한 직업을 택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먼저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직업에 대한 문제는 가정이나 학교에서 참으로 일찍 결정되는 일입니다. 따라서 학교선택, 기간 등은 이에 준하여 결정합니다. 산업기간 또는 행정직에 종사할 사람은 8년 또는 9년 다니게 되어있는 고등학교 6년만 다니고 2,3년 과정의 상업학교로 진학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고등학교 9년 과정을 마친 후에 치는 시험인 아비투어는 대단히 어려운 것으로 대학입학을 허가하는 시험입니다. 이 시험에 합격한 사람은 대학에 다니지 않더라도 경제관계 및 정부기관에 좋은 일자리를 얻게 됩니다. 또 출판사 직원 등은 그 직을 위한 수습기간이 필요한데 그 기간에 직업학교도 다니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여성이 가장 비중을 두는 것은 직업 교육과점을 마치는 일로 그것은 가정의 도움 없이 자립하는 길을 못하는 것입니다. 결혼 지참금의 대응인 것입니다.
혹 필요할 경우 결혼 전에 결혼 지참금을 장만할 최장의 방법인 것입니다. 사실 결혼 적령기에 이상적인 남편을 찾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리하여 직업교육을 마친다는 것은 여성의 인생에 대한 보증수표가 되는 것입니다.
독일에서도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여자가 가장 바람직하게 생각하는 것은 역시 결혼입니다. 가정을 가지고 아이가 생기고 자기집을 가지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나 일찌기 결혼하는 것 때문에 직업 교육을 끝내지 못하는 여성도 있읍니다. 중단한 교육을 다시 시작하여 끝내는 일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결혼 전 직업을 가졌던 여성은 결혼 후 아이가 성장하고 남편이 늦게야 귀가하고 그리하여 인생의 권태를 느낄 경우 여성은 전처럼 언제나 가정만을 지키고 있을 필요성을 느끼지 않습니다. 그러면 여성은 옛 직업으로 돌아가든가 알맞은 일자리를 찾습니다. 가정의 복지를 위해서 일하는 경우도 꽤 많습니다. 그러면 가정은 새로운 흥미와 흥분에 차 있는 사랑의 어머니를 가지게 됩니다.<우테·엥겔 하르트(성대 강사. 독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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