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최대 유대교회당, 한국계 여성이 이끈다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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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여성 랍비(유대교 율법교사로 종교의식과 공동체를 이끄는 지도자)가 뉴욕 최대의 유대교회당을 이끌게 됐다.

맨해튼 55스트릿과 렉싱턴애브뉴에 있는 센트럴 시나고그(Central Synagogue) 이사회는 지난 6일 안젤라 워닉 북덜(41)을 차기 시니어 랍비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7년부터 센트럴 시나고그에서 시니어 캔토어(유대교 의식에서 노래를 이끄는 사람)로 활동해 온 북덜은 내년 1월 7일 회중(congregation)의 승인을 받아 7월 1일부터 시니어 랍비로 활동하게 된다. 센트럴 시나고그 174년 역사상 첫 여성이자 아시안 시니어 랍비다.

데이비드 에델슨 이사장은 회중에 보낸 e메일에서 "북덜이 유대교의 영적 지도자로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센트럴 시나고그는 뉴욕 개혁파 유대교 회당 중 회중의 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100여 명의 풀타임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회당은 8만 스퀘어피트 규모로 1년 예산이 3000만 달러에 이른다.

북덜은 서울 출신으로 불교 신자인 한국인 어머니 이술자씨와 유대인 아버지 프레드 워닉 사이에서 태어났다.

다섯 살 때 워싱턴주 타코마로 이주한 뒤 유대교 회당에 다니며 종교 생활을 해 왔다. 고교 때 랍비가 되기로 결심한 그는 종교학 전공으로 예일대를 졸업한 뒤 2001년 아시안으로는 처음 유대교 학교인 HUC-JIR(Hebrew Union College Institute-Jewish Institute of Religion)을 수료했다. 1999년 캔토어로 임명된 데 이어 2001년 랍비가 됐다.

북덜은 '개혁파 유대교 운동'에 앞장서면서 2011년 뉴스위크지 선정 50명의 영향력 있는 랍비에 이름을 올렸으며 PBS 다큐멘터리를 통해 그의 인생이 세상에 알려지기도 했다. 유대인 남편과의 사이에 세 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서승재 기자 sjdreamer@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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