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노동력(하)김낙중<고대노동문제연구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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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관리>
북한의 헌법30조는「공민은 노력하여야한다. 노력은 조선인민의 영예다. …노력은 인민경제 및 문화발전의 기초가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은 모든 국민에게, 노동의 의무를 수행하게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부여한다.
헌법이 규정한 노동의 의무를 지키게 하는 방법에는 물질적 유인을 통한 간접적 방법과 법률·명령에 의한 직접적 방법이 있는데 현실적으로 이 두 방법이 적절히 역용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질적 유인에 의한 방법은 생산수단의 사적소유가 금지된 사회주의체제에서 소득을 얻기 위해서는 노동에 종사하지 않을 수 없음을 의미한다.
직접적인 노동의무의 요구는 형법을 비롯한 각종 법령, 명령이나 내각결정, 내각지시 그리고 각 성의 명령 등을 통해 이루어지며 이밖에 각 기업소나 기관의 노동 규율도 이의 한 방편으로 간주된다.
북한이 실시하고 있는 노동 규율의 내용은「국가기관·사회단체·협동기관 기타 일반 기업소 및 사무기관의 노동자, 사무원에 대한 노동내부질서표준규정」이라는 내각결정에 상세히 규정되어 이의 준수가 수시로 강조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자발적인 참여를 요구하는 광범위한 포상과 영예제도가 있는데 이는 크게 구별하여 훈장수여·표창칭호부여 등으로 나누어진다. 북한의 노동자 사무원들이 받을 수 있는 훈장으로서는「노력영웅 금메달」이 최고 훈장이며「국기훈장 제1급」「노력훈장」「국기훈장 제2급」「국기훈장 제3급」「공로메달」등의 순으로 되어있다.
표창에는 인민상을 비롯한 각 부문별 표창과 증산자극을 위한 순회우승기의 표창 등이 있다.
훈장과 칭호의 부여는 대체로 영예를 위한 것이 많으나 표창은 부장으로 성금이 지급되는 것이 보통이다. 예를 들어 인민상의 경우「과학부문 30만원, 기술부문 20만원, 문학·예술부문 15만원」의 상금이 있다(근로자 한달 평균 임금 70원) 공로「메달」을 타면 모든 차량의 무임승차권리를 얻는다.
이들 각종 상훈은 근로자의 평가에 있어 결정적인 중요성을 갖는다는 점이 특이하다.

<천리마 운동>
북한의 노력관리사업에서 노동 규율과 상훈제도에 못지 않게 중요한 역할을 맡는 것은 사회주의 노력경쟁이다. 이것은 노동생산성의 향상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노동 규율이나 상훈제도에 비해 보다 능동적·적극적인 성격을 띠고있다.
천리마작업반 운동으로 불리는 북한의 노력경쟁운동은 57년부터 시작되었다.
과거 소련에서 전개된「스타라노프운동」과 비슷한 사회주의 경쟁운동으로서의 이 천리마운동에 대해 김일성은『많은 사람들을 사회주의건설의 적극분자로 만드는 하나의 공산주의 교육운동이며 많은 사람들이 대중적 영웅주의를 발양하여 사회주의건설을 밀고 나가게 하는 공산주의적 운동』이라고 규정하고 그 중심과업을 ①사람과의 사업(사상혁명) ②설비·자재와의 사업(기술혁명) ③책과의 사업(문화혁명)을 잘하는 것으로 요약하고있다.
57년이래 이 운동은 전국적인 규모의 군중운동으로 전개되었고 60년부터는 천리마 직장운동으로 발전하였다. 이 운동에서 주목할 점은 단순히 개개인의 노동생산성을 높이는 노력경쟁으로서만이 아니라 인간개조를 위한 집단적 사회주의 교양사업으로서의 의의가 강조되고있는 점이다. 천리마작업반의 수는 66년 현재 3만1천7백4개였으며 소속인원은 1백21만4백89명으로 발표되고있다.
북한은 이 운동의 성과로 56년을 1백으로 한 공업부문 노동생산성이 64년에는 1백84로, 철도운수부문에서는 1백83으로 늘어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일성은 오늘의 북한을 건설하는데 있어 천리마작업반 운동이 결정적인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것으로 평가하고있다.
자본주의 경제발전의 동인을 이윤에서 찾는다면 그것이 없어져 버린 사회주의 경제 하에서는 그 어떤 형태의 경쟁이 이를 대신해야만 생산력의 부단한 발전이 보장될 수 있음은 분명하다.
소련의 노동경제학자「크도립체프」는『사회주의경쟁은 노동생산성의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근로자들의 투쟁에 있어서 그들의 근로의욕과「이니셔티브」를 나타내는 기본형태』라고 규정하고 『경쟁은 사회적 노동조직의 끊임없는 개선과 생산성향상의 원동력이고 원천이라』고 규정하고있으나 북한의 천리마운동이 과연 얼마나 효과적인 사회주의 경쟁방법으로 지속될는지는 더 두고 볼 문제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