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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 성조숙증 관리

중앙일보

입력

겨울이다. 추운 겨울 밤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속을 따뜻하게 데워줄 야식이 당기기 마련. 그러나 성장기 어린이라면 겨울철 고칼로리 음식을 즐기는 것을 피해야 한다. 성조숙증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소아 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성조숙증을 예방하기 위한 겨울방학 우리 아이 건강 관리법을 알아봤다.

겨울이 되면 김이 무럭무럭 나는 어묵과 떡볶이, 붕어빵, 호떡 등 군것질 거리가 가득하다. 추운 날씨에 시린 손을 호호 불어가며 길거리에서 먹는 간식은 그야말로 꿀맛이다. 하지만 칼로리가 만만치 않다는 점이 문제다. 퇴근길 아이를 위해 사가는 호떡 한 장의 열량은 250㎉. 떡볶이 한접시와 어묵을 먹었다면 330㎉로 밥 한공기를 먹은 것과 비슷하다.

저녁 시간 기름진 음식을 자주 먹는 것은 금물이다. 날씨가 추운 겨울엔 몸 속에서 소비하는 ‘기초대사량’이 낮아져 고칼로리 음식을 먹게 되면 비만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어린이 비만 80%가 성인 비만으로

전문가들은 성인보다 어린이의 비만이 더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소아기 비만의 80% 정도가 성인 비만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당뇨·고혈압 등 각종 성인병에 걸릴 가능성도 높다. 성장에도 좋지 않다. 아이의 성장을 돕고 지방도 태우는 역할을 하는 성장호르몬이 비만아의 경우 많이 축적된 지방을 태우는데만 쓰이기 때문이다.

체지방률이 높으면 성호르몬 분비가 활발해져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에 2차 성징이 나타나는 ‘성조숙증’으로 이어지게 된다. 성조숙증을 치료하는 서정한의원 성장클리닉 박기원 원장은 “초경을 시작하려면 약 41㎏의 체중과 17~19%의 체지방이 필요하다. 실제 정상 체중보다 지방성분이 20~30% 정도 초과하는 아이에게서 초경이 먼저 나타나고 지방 함량이 미달인 아이는 초경이 늦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체구가 큰 비만아는 초경이 또래보다 빨리 나타나는 성조숙증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것. 활동량이 줄어들고 기초대사량이 낮아지는 겨울철에 아이들의 먹거리와 체중 관리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서울 서초동에 사는 초등학교 6학년인 기훈이는 키 160㎝, 몸무게 61㎏으로 또래 남자 아이들에 비해 키가 한 뼘 이상 큰 편이다. 하지만 지난 일년 동안 키가 거의 크지 않았다. 기훈이의 부모는 성장장애를 염려해 병원을 찾았다. 검사 후 성조숙증 진단과 함께 혈액 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는 결과를 받았다. 육류를 많이 먹고 야채와 과일은 적게 먹은 식습관 때문이다. 박 원장은 “기훈이의 뼈 나이는 이미 초등학교 3학년 때 성호르몬 분비가 시작돼 5학년에 사춘기와 변성기가 시작됐다”며 “비만이 빠른 2차 성징을 불러와 최근 성장률이 급격하게 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정한의원 내원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학생보다 남학생이 성장치료 시기를 놓칠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원 환자 중 여학생은 70% 가량이 초등학생인 반면 남학생은 초등학교 고학년이 33%, 중학생이 36%에 달했다. 여학생은 초경이나 가슴에 몽우리가 생기는 등 2차 성징의 징후가 뚜렷해 부모가 알아채기 쉽지만 남학생의 경우 부모가 느낄만한 뚜렷한 변화가 없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비만 남학생은 가급적 빨리 병원을 찾는 게 좋다.

지나친 열량 제한, 영양소 결핍 부를수도

전문가들은 성조숙증을 예방하기 위해 올바른 식습관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체지방이 줄어들면 성호르몬 생성도 감소하므로 체지방을 감소시킬 수 있는 음식 위주로 먹는 게 좋다.

지나치게 열량을 제한할 경우 단백질·무기질·비타민 등 필수 영양소가 부족해져 성장과 발육을 저해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체중 감소에 집착하지 말고 식사량 조절과 식습관개선, 규칙적인 운동 등을 통해 균형 잡힌 건강 관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진 기자 jinnyl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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