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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닉슨 2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월남휴전>
월남 휴전이 임박하면서 월남 특수경기가 서서히 퇴색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월남전을 둘러싼 주변국가의 얘기며 미국의 경제에는 별다른 충격을 주는 사실이 아니다.
4∼5년 전만 해도 월남의 종전이 경제공황을 가져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으나 「닉슨」대통령 취임 후 월남전선이 단계적으로 정리되어 이제는 그 경제적 영향이 거의 흡수되어 버렸다.
전비지출은 69년의 2백88억「달러」를 「피크」로 점차 감소, 72년에는 71억「달러」로 줄어들었으며 병력은 50만명에서 3만3천명으로 크게 감축됐다.
지출 규모가 가장 컸던 69년의 전비가 국민총생산의 3.2%, 연방예산의 35.5%를 차지했던데 비해 그후 4년 동안 전비자체가 75.3%줄고 그 국민총생산은 32.9%(명목치)가 늘어나 대 국민총생산 비율은 불과 0.6%밖에 안되고 있다.
국민경제전반에 비추어 이 정도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이다.
미국기업들도 이미 월남 군수경기에서 완전히 벗어나 극히 일부의 병기 산업만의 배당만이 약간 줄어들 뿐이다.

<대 중공무역>
월남종전 후 미국이 대만에서 9천명의 미군을 완전히 철군하면 미·중공 무역은 정치적인 외교수립에 앞서 활발하게 이루어 질 것 같다.
특히 「닉슨」방중공을 계기로 미국의 우월한 자본과 기술이 중공시장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점은 주목 할 만하다. 금년 봄 미국 8개 상사가 처음으로 중공 광주교역회에 참가했고 미국 상무성은 「비닐·플랜트」의 기술수출, RCA의 상해 지상위성국 수출을 허가한데 이어 지난 9월 「보잉」707 「제트」여객기 10대(1억2천5백만「달러」), 소액수출을 차례로 인가 하고있다.
현재 몇백만 「달러」라는 무역규모가 75년까지는 3억「달러」선까지 될 것으로 예측되고있다.
「닉슨」정부는 동서 긴장완화에 따라 대 중공무역을 촉진하는 정책을 취할 것이며 종국적으로는 대 공산권수출품목(COCOM)의 유명무실화가 초래 될 것이다.

<대소무역>
지난 10월18일 5개월간에 걸친 난항 끝에 미·소 무역협정이 「워싱턴」망에서 조인됐다. 협정 유효기간은 3개년인데 주요내용은 ①제2차 대전 중 소련의 대미차관 11억「달러」중 7억2천2백만「달러」를 2001년7월까지 상환하고 미국은 수출입은을 통한 신용대출을 확대한다 ②상호간 최혜국 대우를 한다 ③양국 수도에 무역대표부를 설치한다 ④통상문제로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제3국에 중재를 요청한다는 것 등이다.
이 같은 내용은 미국측의 주장이 대부분 반영된 것이다. 앞으로 양국간의 무역은 현재의 3배인 1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기업은 「시베리아」자원개발에 깊숙이 손을 내밀고 있는가하면 미국산 곡류 7억5천만「달러」 상당이 소련으로 향하고 있다.
양국의 경제관계는 무역뿐 아니라 경제 전반에 걸친 협력관계로 발전할 것으로 보이며 「닉슨」정부의 정책도 이를 뒷받침 할 것으로 짐작된다.

<대 대만투자>
미국과 중공의 화해에도 불구하고 미국기업의 대만투자는 큰 변동이 없을 것 같다.
미국기업의 대만투자는 70년 6천7백81만「달러」, 72년 상반기에는 1백23만「달러」로 감소하는 경향을 드러내고 있지만 대만의 고성장, 낮은 임금은 아직도 외국 투자를 끌어들이는 호조건이 되고 있다.
미국의 대만 진출업종은 전자·섬유 등 단기간에 투자수익을 올리려고 하는 것이 주류이나 자동차·특수전자기계제작 등의 「플랜트」도 있다.
한편 미·대 무역은 71년 중 대만이 8억8백31만「달러」 수출, 5억9천4백만「달러」 수입으로 대만측의 출초에서 지난 1·4분기에는 수출 3억3천6백10만「달러」, 수입 3억1천8백90만「달러」로의 균형을 이루고 있다.
일본의 대중공 접근이 대만측의 무역방향을 바꾼데 원인이 있다.
이상과 같은 제2기 「닉슨」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별견해 보면 미국은 정치적으로 세계 경찰임무를 방기하는 대신 경제적으로는 「글로벌」한 실리를 추구 할 것으로 내다 볼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경제적 교류가 정치적 견해 차이를 앞지른다는 생리를 잘 표현하고도 있다. <현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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