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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 출력 암치료기 「리니어·액셀러레이터」|연희 암「센터」서 11일부터 가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11일부터 연세대 의료원의 연세 암「센터」 (소장 홍순각 박사)에선 우리 나라 최초며 우리 나라의 어떤 암 치료 장치보다 강한 「에너지」를 내는 「리니어·액셀레이터」를 가동, 보다 효과적인 암 치료 업무를 보기 시작했다.
10년 전에 발족을 본 연세 암「센터」는 주로 암 조기 발견을 위한 진료에 종사했었다. 그러다가 만 3년 전인 69년11월10일부터 「코발트」 60 암 치료 장비 등 각종 진료 장치가 설비된 새 건물 제중관 (3층·건평 8백40평)에서 암 진료 및 연구 업무를 개시했다. 이번에 3주년을 맞으면서 싯가가 1억원이며 「에너지」가 1천3백만 전자 「볼트」 라는 「리니어·액셀러레이터」 (라이낙)를 가동, 보다 여러 종류의 암을 보다 빨리, 보다 효과적으로 고칠 수 있게 됐다.
현대 의학이 고도로 발달된 오늘날에도 암은 여전히 무서운 질병이다. 『암은 인류 최후의 적』이라고 할 정도로 아직도 그 정체는 빙산의 일각 정도로 약간 알려져 있을 뿐이다. 암은 정체가 「베일」에 싸여 있기 때문에 특효적인 치료법이 없다. 그러나 한가지 다행인 것은 조기에 발견되면 퇴치할 수가 있다. 「메스」로 잘라 내거나 방사선으로 태워 버리면 그 무서운 암도 맥을 못 추는 것이지만 어느 정도 시기가 지나 처음의 암이 딴 곳으로 전이해 나가면 현대 의학의 어떤 수단으로도 그 암 환자를 구해 내기가 어렵다. 연세 암「센터」는 10년 전 발족이래 7년간은 주로 자궁암 조기 발견에 힘을 썼다.
지금까지 10년 동안 약 8천명의 여성을 검사한 결과 조기 암 환자를 2백명이나 발견, 그 모두가 암의 마수로부터 살아 날 수가 있었다고 한다. 우리 나라 여성에 제일 많은 자궁암의 경우 세포가 암으로 되려 하는 전 암 상태는 말할 것도 없고 어느 정도 진행된 영기에 발견되어도 1백% 고칠 수가 있다.
그리고 1기면 90%, 2기면 70∼80% 살 수 있지만 3기면 40%, 4기면 거의가 죽고 만다. 조기 발견이 절대 필요하다는 또 다른 예를 위암의 경우로 보자. 연세 암「센터」와 일체가 되고 있는 「세브란스」 병원 외과에선 지난 15년 동안 1천5백3명의 위암 환자를 다뤘다.
그러나 그중 47·5%인 6백79명만이 수술할 환자로 판명됐다. 그런데 그들을 개복 해 본 결과 다시 그중 28·6%인 1백여명만이 절제 수술을 받았다. 고쳐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그렇게 수술을 받은 사람의 29%인 57명이 수술 뒤 5년이 경과된 영구 치유자로 판명됐다. 조기에 발견되어 수술만 받으면 거의가 살아날 수도 있는 것인데 대부분이 목숨을 잃은 것이다. 암은 몸 어디에나 생기는데 위암 등 많은 암이 아직 방사선 치료가 불가능하지만 자궁암·피부암·성대 등 20여 종은 X선·「코발트」 등 방사선으로 잘 고쳐진다.
조기라면 방사선만으로도 영구 치유시킬 수 있을 정도.
연세 암「센터」는 일본과의 기술 협력 계획에 따라 OTCA (해외 기술 원조 기관)으로부터 44만5천불 상당의 진료 자재를 원조 받아 여러 가지 시설을 갖추고 3년 전부터 본격적인 암 진료 사업을 벌여 왔다. 특히 암 부위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 환부를 사방 팔방으로 투시 절단해서 촬영하는 회전 횡단 촬영 장치, 방사선을 어느 정도 쬐야 되느냐를 수치로 나타내 주는 등 등양 곡선 자동 기록 장치 같이 우리 나라엔 그곳 밖에 없는 시설을 사용, 완전한 치료 방침을 세운 뒤 우리 나라에선 제일 강력한 4천 「퀴리」짜리 「코발트」 60 치료 장치로 20여 종류의 암을 치료했다.
3년 동안 연인원 1만7천9백66명이 「코발트」 60 치료 장치로 치료를 받았다. 그런데 11일부터는 그 「코발트」 60 치료 장치보다 13배나 「에너지」가 강해서 여러 종류의 암을 더 빨리 더 정확히 치료할 수 있는 첫 「라이낙」 치료 장치를 가동하여 회생의 기쁨을 맛보는 암 환자가 한 사람이라도 더 많게 하겠다는 것.
그러나 암에 관한 한 아무리 위력이 좋은 진료 절차라도 조기 발견이 전제가 돼야 위력을 제대로 나타낸다는 것을 명심할 일이다. <이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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