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산·특산의 고장 (3)|선산 양송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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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송이버섯 색이 은백색으로 방울망울 망울졌다. 망울은 흡사 진주알 같다. 훈훈한 재배사 안은 퇴비 냄새가 퀴퀴하게 난다. 농민의 꿈이 서린 양송이 버섯의 수확이 한창이다.
경북 선산군의 양송이 재배 단지는 가공 후 전량 수출을 목표로 권장된 농가 부업. 군내 41개 농가에서 2만3천2백25평을 가꿔 올 가을에만 8천4백76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작년가을에는 4천3백94만원에 지나지 않았으나 경작 면적 3천평을 늘렸고 재배 관리 방법의 개선, 질 좋은 종균의 공급으로 수입이 거의 2배로 늘어난 것.
양송이가 농가 부업으로 각광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 64년. 농가 소득 증대를 위해 장려되어 경북도내에서만 1천4백여호 (65년)의 농가에서 재배사를 짓고 재배에 나섰다. 그러나 미생물인 우수한 종군의 개발이 늦었고 농민의 관리 소홀로 한때는 거의 망하다시피 되었으나 공장 규모의 재배사를 짓기 시작한 68년부터 빛을 보게 되었다.
선산군 안에서 첫손 꼽히는 생곡 농장 (주인 이경일·44) 은 『양송이에 미쳤다』는 관리인 이재덕씨 (46)가 2년 동안 이룩했다. 71년3월 부지 5천7백평 위에 이씨가 설계한 1백평짜리 재배사 10채가 나란히 서고 「보일러」실 (20평), 창고, 양수 시설까지 완비했다.
「양송이 박사」 이씨는 볏짚 11만kg을 썰어 석회질소, 유안, 요소 등을 섞어 퇴비를 만든다. 20일 동안 충분히 썩힌 뒤 높이 15cm의 재배상에 옮겨 「스팀」을 가동, 섭씨 65∼70도를 유지하여 완숙시킨다.
9월 중순 밀알에 이식된 버섯 곰팡이를 퇴비 더미에 4겹으로 뿌린다. 약 20일 뒤 직경 2∼5cm의 버섯 봉오리를 따며 10일 간격으로 모두 6차례의 채취가 가능, 평당 평균 10kg의 수확을 올린다는 것.
이씨는 지난 봄철에 4만2천kg을 생산, 6백만원의 수입을 올렸으나 올 가을에는 5만kg (7백만원 어치)을 따낼 계획이다.
순소득 2백여만원은 한푼도 쓰지 않고 적립하여 내년 봄 재배사 1천평을 증축할 예정.
생산된 양송이는 모두 농어촌 개발 공사 구미 사업소 가공 공장에서 통조림이 되어 「유럽」으로 수출된다. 이씨는 『양송이 3백명 재배가 논농사 40 마지기와 맞먹는다』면서 내년 봄에 쓸 퇴비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글 김재혁 기자
사진 구태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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