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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공동보조」, 외교완 무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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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이후락 남-북 조절위원회 공동위원장은 4일 하오 남-북 조절위원장회의를 마치고 돌아와 판문점「자유의 집」에서 기자회견,『두 차례의 비공개 조절위원장회의에서는 언어를 하나로 묶는 문제, 고유문화의 공동개발문제로부터 공동어로, 금강산 같은 관광자원의 공동개발에 이르는 광범위한 문제가 토의되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합의서 중「대외활동에서 남북이 공동보조를 취한다」고 한 것은 고전문화 및 국제「스포츠」에서의 단일「팀」구성 등을 통해 대외적으로 단일민족으로서 과시할 수 있는 일은 다 해보자』는 뜻이며 이것이 곧「유엔」대책이나 외교에 직결된 문제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조절위원회의 인선방법에 대해『「차관급」이상이라고 한 것은 그가 간직한 인품이나 경력으로 측정하는 것이며 정치인을 완전히 배제한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회견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 위원장과 김일성이 가진 요담의 분위기와 내용은?
-분위기는 대단히 따뜻했으며 사실상 우리를 반가이 맞이했고 오찬회까지 마련해주었다. 여기서 오고간 대화내용은 남-북 관계에 관한 의견교환이었으며 상호이해에 도움이 됐다.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겠다.
▲두 차례에 걸친 비공개회의내용은 무엇인가?
-토의된 내용은 광범위하다. 1차적 합의내용은 이미 발표된 바 있는데 남-북이 힘을 합쳐 사업을 해보자는 것은 뜻깊은 것이다.
우선 말투부터 많이 달라지고 있고 이렇게 우리말을 올바르게 하나로 묶는 것도 중요한 과제가 아닌가 생각된다.
또 우리민족의 고유문화를 힘을 합쳐 개발하는 사업도 역시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한 예를 들면 이것은 김일성도 언급했는데 북쪽에서는 어떤 시기에 가면 명태가 북한의 배만으로는 잡을 수 없는 성어 기가 있는데 그때는 우리배가 가서 공동으로 잡을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이라든가, 나아가서 경제적으로 우리가 힘을 합쳐 사업을 개발하고 공동이익을 추구하는 문제 등이 있었으나 이는 우리가 장차 도달할 목표를 이야기했을 뿐이지 당장 무엇을 착수하려는 것은 아니다.
남-북간에 힘을 합쳐 사업을 하자는 것은 다방면에 걸쳐 많을 것으로 안다.
박대통령도 언젠가 금강산을 함께 개발하여 관광객을 유치, 국가소득을 올려보자고 말한 일이 있다.
▲남-북 조절위원회의 구성시기와 참가인원·인선방법 및 운영방향은 무엇인가?
-이미 발표된 남북조절위원회의 합의서 내용과 마찬가지로 조절위원회 구성인원은 개별적으로 균형을 잃지 않게 상응한 급을 맞추기 위해 논의를 해가면서 선정하게 될 것이다. 참가하는 인원은 대체로 차관급 이상, 반드시 차관직 이상의 인사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인품이나 경력으로 봐서 차관급 이상이라고 간주되는 인사이면 무방할 것이다.
▲10월 유신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어떤 것이며 그들도 내부체제의 정비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가?
-10월 유신은 남-북 대화를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므로 북한측에서 이렇다할 말은 하지 않았으며 북한의 개헌작업에 관해 나도 들은 바가 있으나 구체적으로 묻지 않았다.
▲이번 회담에서 경제·문화·체육교류 등에 관해서도 토론이 있었는지?
-남-북 교류는 남북접촉이 시작될 때부터 대두된 것이다. 앞으로 남-북 조절위원회에서 이에 관한 합의만 이루어지면 남-북 교류는 이루어질 것이다.
▲박성철 부수상이 2일 밤 만찬회에서 경제·문화·군사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하자고 말했는데「군사적 협력」이란 어떤 것인가?
-만찬회에서의 말 중에서 앞뒤를 딱 끊어 어느 한마디를 골라 풀이하려는 것은 곤란하고 또 쓸데없는 오해를 야기 시킬 우려가 있다.
앞으로 남-북 조절위원회가 구성되면 광범위한 토의를 갖게될 테니 그때 가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6개월만에 평양을 다시 방문했는데 그간 남-북간의 간격이 어느 정도 좁혀졌다고 보는가?
-지난 6개월 간 괄목할 만한 개선이 있었다.
상호비방 금지·적십자인의 왕래 등 많은 접촉이 있었지만 한민족이 서로 만나 대화를 나누게되면 오해는 쉽게 풀린다. 이 점에서 볼 때 많은 개선이 있었다고 본다.
▲빈번한 남-북간의 접촉에 따르는 판문점의 시설확충여부와 서울·평양간 왕래의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한 항공기 이용 등의 문제를 고려하고 있는지?
-조절위원회가 열리면 연구해 볼 문제이나 현 단계로는 특별한 계획이 없다.
▲합의서 중 대외문제는 공동보조를 취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방향을 가리키는가.
-기본취지가 단일민족이기 때문에 국토가 분열돼 있다 하더라도 단일민족으로서 과시할 수 있는 것은 과시해보자는 것이며 국제「스포츠」나 좋은 고전문화를 남-북이 같이 합의를 보아 한「팀」으로 구성하여 대외적으로 과시할 수 있는 일은 다 해보자는 뜻이다. 따라서 이것이 곧「유엔」대책이나 외교에 직결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말해둔다.
▲조절위원회가 구성되면 몇 개의 분과위를 두게될 것인가?
-각 분야에 걸쳐 토의한다고 해서 분야별로 분과위를 구성한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쌍방합의에 따라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 분과위를 둘 수 있다고 했을 뿐 당장 무슨 분과위원회를 설치할 계획은 없다.
▲평양 방문 시에 박정희 대통령의 친서나 인사를 특별히 전달한 것은 없는지 그리고 김일성의 서신이나 박대통령에 대한 인사말은 없는지?
-매우 사적인 문제라 언급할 수 없다. 다만 친서 같은 것은 없었다.
▲김영주 부장의 건강에 대해서 아는 바는?
-식물성 신경불화 증으로 외국에서 치료받고 있다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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